[SK 논문상 수상 인터뷰] 정경성 교수 - 기술은 많을수록 좋은가, 플랫폼이 놓친 질문
[SK 논문상 수상 인터뷰] 정경성 교수 - 기술은 많을수록 좋은가, 플랫폼이 놓친 질문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구를 살 때 AR로 내 방에 미리 배치해보거나, 의류를 가상으로 착용해보는 경험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런데 그 기술이 실제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바꾸는가, 그리고 그 혜택은 플랫폼과 판매자 중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정경성 교수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전제들을 수식으로 해체했다.
2026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 부임한 정경성 교수가 SK논문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수상 논문 「Phygital Experiences: Optimization, Tailoring, and Pricing Contract Strategies on the Online Platform」은 AR·VR 등 가상 체험 기술이 이커머스 플랫폼에 도입될 때, 소비자의 기술 숙련도 차이와 플랫폼-판매자 간 계약 구조가 각 주체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수리적 모형으로 분석한 연구다. 기술을 더 많이 도입할수록 좋다는 통념과 달리,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느냐가 핵심임을 보여준 이 연구는 정보시스템 및 플랫폼 전략 분야에서 학술적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연구와 수상에 관한 이야기다.
Q1. 먼저, 이번 논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과 함께 이번 수상이 교수님께 갖는 의미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수상은 제가 관심을 가져온 디지털 플랫폼과 e-commerce 전략에 대한 연구가 의미 있게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기쁩니다. 특히 phygital (physical + digital) 기술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현상을 분석하고, 그 결과가 관련 연구 분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또한 부임한 이후 받은 좋은 소식이라는 점에서도 저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중요한 디지털 비즈니스 현상을 깊이 있게 연구해 나가고 싶습니다.
Q2. 수상 논문인 [Phygital Experiences: Optimization, Tailoring, and Pricing Contract Strategies on the Online Platform]를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 어떤 연구인가요?
이 논문은 phygital 기술, 즉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등이 플랫폼에 도입될 때 플랫폼과 판매자가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분석한 연구입니다. 소비자는 도입된 기술을 통해 제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지만, 플랫폼에는 비용과 운영상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는 플랫폼이 도입한 기술을 어떻게 최적화하고, 어떤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판매자와 어떤 가격 계약이 필요한지를 분석하였습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이 연구는 기술이 단순한 소비자 경험 개선 도구가 아니라 플랫폼의 전략과 수익 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Q3.최근 AR/VR 등 피지털(Phygital) 기술을 도입하는 이커머스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이번 연구에서 특별히 소비자의 기술 숙련도의 이질성에 주목하시게 된 문제 의식이나 계기가 궁금합니다.
Phygital 기술은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기술로 이해되지만, 모든 소비자가 이 기술을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는 AR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품 구매 결정을 쉽고 효율적으로 내리지만, 다른 소비자는 사용 방법에 어려움을 느껴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 소비자가 이를 바탕으로 더욱 효율적인 구매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효과는 소비자의 기술 숙련도나 사용 능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소비자 이질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였습니다.
Q4.연구 과정에서 가장 인상깊거나 흥미로웠던 결과가 있으셨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결과는 phygital 기술을 많이 도입한다고 해서 항상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술은 많이 도입할수록 소비자 경험과 기업 성과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저희 연구에서는 소비자의 기술 숙련도가 서로 다를 경우 기술의 효과가 소비자 집단과 계약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누구에게,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는 실제 기업의 기술 도입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Q5. 이번 연구가 기존 학문적 담론이나 업계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Phygital 기술을 단순히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도구가 아니라 플랫폼의 전략적 의사결정 변수로 분석했다는 점이 중요한 기여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연구와 달리, 저희 연구는 플랫폼, 판매자, 소비자 간의 전략적 관계 속에서 phygital 기술의 역할을 살펴보았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기업들이 AR/VR 같은 기술을 도입할 때 단순히 “도입할 것인가”만 고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어떤 소비자에게, 어느 수준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해 제공할 것인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6.앞으로 탐구해 보고 싶으신 새로운 연구 주제, 혹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계신 분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공지능이 다양한 산업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AI 기술의 성능 자체보다는 AI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상황에서 AI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정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또는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만들어내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현재는 e-commerce를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 분야를 중심으로, 이러한 정책과 적용 방식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7.마지막으로 Information System 분야로 연구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Information Systems 분야는 새로운 기술과 관련 정책이 사람, 기업,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좋은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만들고 또 어떤 가능성을 여는지 질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좋은 방법론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좋은 질문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물론 엄밀한 분석 방법과 데이터 역량은 매우 중요하지만, 결국 연구의 가치는 중요한 현상에서 출발한 좋은 질문에 달려 있습니다. 또한 IS 분야는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 사례, 플랫폼 변화, 규제 환경, 소비자 행동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는 정경성 교수의 논문 소개와 요약글이다.
2026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정경성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 「Phygital Experiences: Optimization, Tailoring, and Pricing Contract Strategies on the Online Platform」(공저: Hongseok Jang, Young Kwark)이 국제 학술지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에 게재 예정(forthcoming)으로 확정되며, SK 논문상을 수상했다. 본 연구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가상 체험 기술 도입 시 소비자의 기술 숙련도와 플랫폼 간 계약 구조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수리적 모형으로 규명한 것으로, 플랫폼 생태계 내 판매자와 플랫폼 간의 이해 상충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상생을 위한 최적의 채널 계약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정보시스템 및 이커머스 전략 분야에서 학술적·실무적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본 연구는 온라인 플랫폼 쇼핑 환경에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가상 체험 기술, 즉 phygital tool이 도입될 때 소비자의 기술 숙련도와 플랫폼을 통한 판매 계약 구조가 판매자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수리적 모형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에 따른 이질성에 주목하여, 기술의 최적화 수준이 판매자와 플랫폼의 수익 정합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완벽한 기술 구현이 항상 최선은 아니며, 특히 미숙련 소비자에게 맞춤화할 경우 더 높은 수준의 기술 효과성이 요구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의 이익이 주로 플랫폼에 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판매자가 해당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수 있는 이해상충 메커니즘도 확인하였다. 이러한 이해상충은 특정 상품 카테고리나 sell-on 계약 구조에서 완화될 수 있으며, phygital tool의 도입 자체가 플랫폼의 선호 계약 구조를 sell-to에서 sell-on으로 전환시켜 결과적으로 판매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이커머스 기술 전략이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되며, 소비자 이질성과 플랫폼 생태계 내 계약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플랫폼과 판매자 간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양측이 함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계약 및 기술 제공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정보시스템 및 플랫폼 전략 분야에 학술적·실무적 기여를 한다.
경영신문 학생 기자단 1기_취재, 촬영 : 박진영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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