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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원 경영대학장 인터뷰] "학생이 가능성을 마음껏 시험할 수 있는 경영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승원 경영대학장 인터뷰] "학생이 가능성을 마음껏 시험할 수 있는 경영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신임 학장에 유승원 교수(회계)가 임명됐다. 유승원 교수는 2026년 9월부터 2028년 8월까지, 2년간 경영대학을 이끌게 된다.   새로운 120년의 첫걸음을 내딛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그 길의 선두에 선 유승원 신임 경영대학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학생의 성장과 AI 시대의 경영교육, 그리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미래를 물었다. 유 학장이 경영대학의 미래를 그리며 강조한 것은 거창한 제도가 아닌 '학생'과 '사람'이었다.   한 학생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 Q. 경영대학 학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20여 년간 경영대학의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나셨는데 신임 학장으로 취임하신 지금,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학장이 되며 학생을 보는 근본적인 시선이 달라졌다기보다 책임져야 할 범위가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교수일 때는 주로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봤습니다. 그런데 학장이 된 지금은 경영대학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입학한 순간부터 졸업할 때까지 어떤 교육과 사람, 경험을 거치는지, 그리고 학교가 그 과정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지를 함께 생각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개별 수업을 넘어 경영대학 전체가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Q. 경영대학의 교수로서 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쳐 오셨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A.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한 학생이 기억납니다. 우연히 제 수업을 한 번 들어본 뒤 한 학기 동안 계속 청강했던 학생입니다. 수업 전후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로에 대해서도 여러 번 대화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원 진학을 거의 생각하지 않았던 학생인데 자신의 적성과 앞으로의 길을 다시 고민한 끝에 원래 계획과는 전혀 다른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고, 지금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그 학생의 진로를 바꿨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중요한 선택 앞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한 번 더 바라볼 수 있는 작은 계기를 줬다는 점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한 명의 학생에게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교육자로서는 충분히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120년의 기반 위에, '연속성 위의 혁신' Q. 120년의 역사를 지나 이제 새로운 120년을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앞으로 경영대학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A. 경영대학이 12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사람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1905년 보성전문학교 이재학과에서 시작한 이후 여러 세대의 교수와 학생, 교우가 시대마다 필요한 경영교육을 새롭게 만들어왔습니다. 전통이 오래됐다는 사실만으로 현재의 경쟁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켜야 할 것은 지키되, 시대 변화에 맞게 교육과 연구 방식을 새롭게 해온 것이 2026년 THE 경영·경제 분야 세계 57위·국내 1위, QS 마케팅 분야 세계 33위·국내 1위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향을 표현한다면 '연속성 위의 혁신(Innovation on Continuity)'입니다. 그동안 축적한 연구의 깊이와 교육의 전통, 교우사회의 힘은 이어가면서 AI와 글로벌 환경의 변화에 맞춰 교육과 연구 방식은 계속 새로워져야 합니다. 120주년은 하나의 도착점이 아니라 다음 120년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I가 답을 내놓는 시대, 경영학의 '깊이'가 더 중요하다 Q. AI의 발전으로 기업뿐 아니라 대학 교육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영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요?  A. AI와 기술의 발전은 무엇을 배우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가르치는가까지 바꾸게 될 것입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은 물론, 과제, 토론, 문제 해결과 평가 방식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경영학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I 시대일수록 경영학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AI를 사용하는 능력 자체는 머지않아 기본 역량이 될 것입니다. 그때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 'AI가 내놓은 결과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석하고 검증해 의사결정으로 연결할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회계·감사에는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고, 마케팅에서는 소비자를 이해하는 힘과 창의성이 필요하며, 금융·투자에서는 기업과 시장을 읽어내야 합니다. 결국 탄탄한 전공지식, 즉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이 있어야 AI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이러한 방향을 실제 경영대학에 어떻게 담아낼 계획인가요?  A. 기존 경영학 교육의 강점은 유지하면서 기술과 산업 변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야 합니다. 현재 경영대학은 AI 세부트랙과 4Tech 마이크로디그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첨단기술을 기술 그 자체로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 기술이 기업 전략과 산업 구조, 소비자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경영의 시선'에서 이해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정보대학·컴퓨터학과·산업경영공학부 등 다른 전공 분야와의 공동수업을 늘리고, 기업 프로젝트와 산학협력도 넓혀갈 생각입니다. 이미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해 질문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답을 찾아 그것을 실제 가치로 연결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기술을 이해하되 기술에 끌려다니지 않고, 경영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AI를 판단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경영대학이 길러야 할 인재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는 경영대학 Q. 학장으로서 그리고 있는 경영대학이라는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요?  A.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현재 경영대학 학부 학생 가운데 약 4분의 1이 외국인 학생으로 일상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관점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교육 자산입니다. 이런 경험을 일부 학생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충분히 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영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를 넘어 학생과 교수, 기업과 교우, 다른 전공의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풀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KUBS Trading Zone은 그런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 공간에서 오가는 것은 금융상품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지식, 경험과 관점, 그리고 사람입니다. 이런 만남과 협업이 특정 공간에 그치지 않고 경영대학 곳곳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합니다.   Q. 학생들을 위해 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학장으로서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열어주고 싶습니다. 대학은 사회에 나가기 전에 여러 가능성을 시험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도전하거나 실패해도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드문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전공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학생들과 문제를 풀고, 기업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외국인 학생들과 공부하거나 선배 교우와 진로를 이야기하는 경험을 두루 해 볼 수 있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가 제공하는 기회만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찾아가면서 자신만의 목표와 길을 만들어가는 학생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교우는 학교를 함께 만드는 동반자 Q.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이야기할 때 교우사회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학교와 교우는 어떤 관계가 되어야 할까요?  A. 교우와 후원자는 경영대학 밖에 있는 분들이 아니라 학교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기부는 경영대학의 발전에 큰 힘이 되지만, 관계가 거기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교우가 현장 경험을 들려주고 멘토가 되어주거나, 기업 프로젝트와 인턴십의 기회를 연결해주고, 학교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변화를 알려주는 것 역시 매우 큰 기여입니다. 학교도 교우의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변화와 성과를 함께 나눠야 합니다. 기부 역시 장학금과 새로운 교육 공간, 연구 지원,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이어져 학생과 교수의 성장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우와 후원자가 다음 세대에 경험과 기회를 나누는 관계로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경영대학 학생과 교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여 년 전 교수로 처음 이 캠퍼스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캠퍼스도, 학생들도, 경영교육을 둘러싼 환경도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게 하나 있다면 경영대학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오늘의 경영대학은 교수와 학생, 직원, 교우 등 여러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애써온 결과입니다. 교우 여러분께는 지금의 경영대학을 만들어주신 데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경험과 조언, 후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계속 학교와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에게는 대학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만을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마음껏 시험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업과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실제 문제를 풀어보고, 서로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생각의 범위를 넓혀보면 좋겠습니다. 그런 학생이라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더 넓은 세계와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영신문 학생기자단 1기 김연태   

2026.11.03 Views 1337

Goodbye 23기, Welcome 25기! KUBE 23기 해단식 및 25기 발대식 개최

Goodbye 23기, Welcome 25기! KUBE 23기 해단식 및 25기 발대식 개최 23기 6명에게 활동인증서, 25기 5명에게 임명장 수여, 유승원 학장 "커뮤니케이션 스킬, 앞으로 큰 도움 될 것"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학생 홍보대사 큐브(KUBE)의 23기 해단식 및 25기 발대식이 10월 6일(화) LG-POSCO경영관 쿠쿠세미나홀에서 열렸다. 사회는 24기 회장 박동건(경영25), 24기 부회장 이강찬(경영26) 학생이 맡았다. 행사는 유승원 학장의 축사로 막을 열었다. 그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스킬이 여러분에게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큐브 활동 경험이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23기의 노고에 감사하며, 25기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단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큐브는 2026년 1학기에 진행했던 활동을 돌아보고 2026년 2학기 계획을 소개했다. 지난 학기 큐브는 정기·상시 캠퍼스 투어, 청소년 멘토링 데이, 각종 의전 활동 등 각종 대내외 활동에 힘썼다. 이번 2026년 2학기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알릴 계획이다.  유승원 학장은 오늘 해단식에 참석한 23기 5명 △윤노을(경영25) △박현아(경영25) △신유정(경영25) △김예영(경영25) △이태윤(경영25) 단원에게 활동인증서와 부상을 수여했다. 정서윤(경영24) 단원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어 이종호 부학장은 새롭게 선발된 총 5명의 25기 △김수민(경영26) △김현성(경영26) △안지우(경영26) △이하진(경영25) △최윤서(경영26) 단원에게 임명장과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25기는 예외적으로 5명이 선발됐으며, 2027년 10월 5일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이번 학기 큐브를 이끌 총 6명의 24기 △박동건 △김여정(경영26) △이강찬 △최민형(경영26) △이나현(경영26) △김민서(경영26) 단원에게도 이종호 부학장이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23기 큐브 회장 윤노을(경영25) 단원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큐브에서 주최하는 멘토링 데이에 참여했는데, 지금은 큐브의 회장직을 마치는 자리에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다.”라며 감회를 밝혔다. 또한 “23기 친구들이 많이 응원해 준 덕분에 활동을 잘 마칠 수 있었다.”라며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하며 행사는 마무리됐다. 1년간의 여정을 마친 23기 단원들은 이제 큐브를 떠나 각자의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간다. 배턴을 이어받은 24기와 25기 단원들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더욱 빛내길 기대한다. 경영신문 학생기자단_김진영, 윤태욱

2026.10.13 Views 442

결실의 계절에 합류한 새 얼굴들, 경영대학 신임교원 3인 합류

결실의 계절에 합류한 새 얼굴들 경영대학 신임교원 3인 합류  천동욱 교수, 최재은 교수, 박지호 교수   캠퍼스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2026학년도 2학기, 숫자를 다루는 법도, 걸어온 길도 서로 다른 세 사람이 이번 학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 자리를 잡았다. 회계학의 최재은 교수, 정보시스템의 천동욱 교수, 글로벌 비즈니스의 박지호 교수. 전공은 제각각이지만 셋 다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이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이 내려야 하는 '판단'의 영역이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은 이번 학기 △회계 전공 최재은 교수 △정보시스템 전공 천동욱 교수 △글로벌 비즈니스 전공 박지호 교수를 새롭게 임용했다. 세 교수는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기술과 데이터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의 몫으로 남는 영역을 짚어낸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천동욱 교수의 이력은 조금 남다르다. 건축학을 전공하고 LG전자 영업팀에서 실무를 쌓다가, 데이터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미국과 캐나다를 거쳐 박사 학위를 마쳤다. 그가 들여다보는 디지털 혁신은 기술이 창업 생태계와 기존 조직의 혁신 방향을 어떻게 바꾸는가 하는 문제다. 그는 AI 시대일수록 무엇을 물을지 정하고 그 답을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도메인 지식이 진짜 차별점이 된다고 말한다. 최재은 교수는 11학번으로 이 캠퍼스를 누비던 학생에서 이제 교단에 선 모교 출신 교원이다. 에머리대학교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시간대학교에서 4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가 보는 회계의 본질은 '숫자 계산'이 아니라 '합리적 의사결정'에 있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안을 내놓을 수는 있어도 그 결정에 책임까지 지지는 못한다. 그래서 회계라는 학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수업에서도 공식보다는 '이 숫자로 어떤 비즈니스 결정을 내릴 것인가'를 가르치는 데 무게를 싣는다. 박지호 교수는 영국에서 경제학자로 국제무역을 연구하다 글로벌 비즈니스 전공으로 옮겨왔다. 기업 레벨 데이터로 국경을 넘는 기업의 선택과 그 선택을 흔드는 요인을 분석해온 그는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겪은 변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지식을 암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생산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힘을 길러주는 수업, 그것이 그가 꼽는 좋은 수업이다. 경영대학 관계자는 "서로 다른 배경과 문제의식을 지닌 교수진의 합류로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학문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며 "앞으로도 이론과 현실을 잇는 교육과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관련 인터뷰 기사 ["좋은 질문은 도메인 지식으로부터... 학생들과 함께 지식 쌓아가고파" 천동욱 교수] ["숫자보다 결정, 결정보다 책임" 최재은 교수가 말하는 AI 시대의 회계학] ["글로벌 비즈니스는 경제를 읽는 눈" 박지호 교수, 데이터로 공급망의 변화를 읽는 법 가르친다]

2026.09.18 Views 1419

[2026-2 신임교원 인터뷰] "숫자보다 결정, 결정보다 책임" 최재은 교수가 말하는 AI 시대의 회계학

숫자보다 결정, 결정보다 책임 최재은 교수가 말하는 AI 시대의 회계학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캠퍼스에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2026학년도 2학기, 미시간대학교를 거쳐 모교로 돌아온 최재은 회계학 교수를 만났다. 11학번으로 캠퍼스를 누비던 학생에서 이제는 교원으로 제자이자 후배들 앞에 서게 된 최 교수. 회계의 본질인 '의사결정과 책임'부터 빠르게 변하는 AI 시대 속에서 '내 안의 가치'를 찾아가라는 조언까지, 모교의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경영대학 최재은입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11학번으로 입학해 학부를 졸업한 뒤, 에머리대학교(Emory University)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에서 4년간 회계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올해 2학기부터 모교인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으로 돌아와 교수로 재직하게 되었습니다.   Q2. 미시간 대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에 교수로 돌아오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모교에 부임하신 소감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모교라는 의미가 정말 컸습니다. 미국에서의 삶은 개인적으로는 여유롭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해서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행복이란 게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고려대학교에 오면 학생들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귀국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로 돌아오게 된 것은 저에게 정말 큰 영광입니다. 학부 시절 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으며 '나도 교수가 되고 싶은데,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포기해야 할 것도 많아 보였고, 불안한 마음도 컸거든요. 그때의 저 자신이 지금의 저를 본다면,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뤄낸 모습에 정말 자랑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Q3.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에서 강의하신 경험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 대학과 고려대학교의 강의 환경이나 학생들의 분위기에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두 학교 학생들 모두 정말 뛰어난 지성과 성실함을 갖추고 있어서, 늘 훌륭한 제자들을 만나고 있다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굳이 차이점을 하나 꼽아보자면… 미시간 학생들도 참 착했지만 고려대 학생들이  더 마음이 따뜻하고 착해보인다는 점이랄까요? 하하    Q4. 회계학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하고 계신 트렌드나 이슈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무래도 AI의 발전이죠. AI로 인해 회계 정보에 대한 접근과 분석이 쉬워지면서 정보 활용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앞으로 회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대학에서 회계 교육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Q5. AI와 데이터 분석으로 회계 업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왜 여전히 회계를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학부생들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회계를 단지 '숫자를 계산하고 정리하는 일'로만 본다면 AI 시대에 사라질 학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이나 전산화 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자동화되었으니까요. 하지만 회계의 본질은 계산이 아니라, 회계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습니다. 외부 이해관계자가 투자나 거래 여부를 판단하는 재무회계든, 내부 경영진이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 관리회계든 결국 핵심은 의사결정입니다. 저는 이 '의사결정' 영역만큼은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AI가 분석 데이터나 대안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결정에 대한 '책임'까지 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신제품 출시를 결정했다면, 그 이후의 성과나 트렌드 분석, 원가 관리까지 누군가가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합니다. 의사결정에는 늘 책임이 따르고, AI는 책임을 질 수 없기에 회계라는 학문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회계 전문가의 진짜 역할 역시 숫자를 만들어내는 데 있지 않고, 판단을 내리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 시간에도 숫자를 산출하는 공식보다, '이 숫자를 바탕으로 어떤 비즈니스 결정을 내릴 것인가'를 가르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6. 회계 과목은 학생들이 특히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수업을 진행하실 때 어떤 점에 가장 신경 쓰시나요? 저는 어려운 이론보다 '큰 그림'을 먼저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쉽게 일상의 비유로 핵심을 설명하려고 늘 고민합니다.저는 어려운 이론보다 '큰 그림'을 먼저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쉽게 일상의 비유로 핵심을 설명하려고 늘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수업에서는 원가 계산의 개념을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비유해 설명했어요. 친구 세 명이 밥을 먹으러 가서 피자와 샐러드를 같이 시켰다고 해볼게요. 피자는 각자 몇 조각을 먹었는지 눈으로 명확히 보이지만, 샐러드는 누구 얼마나 먹었는지 정확히 나누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원가 회계의 핵심에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가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해요. 세부 내용으로 들어갈수록 복잡해지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길게 기억하는 건 결국 단순한 핵심이고, 이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업에서 이런 쉬운 비유로 핵심을 먼저 각인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7. 마지막으로, 고민도 많고 다양한 도전을 앞두고 있는 고려대 학생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인생에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직접 시도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정확히 예견할 수 없습니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분야도 순식간에 변화하듯 외부의 조건이나 유행은 늘 빠르게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변화보다 '내 안에 있는 것'에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건 내가 스스로 결정했다'는 자부심과 확신을 얻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어느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어차피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이 바로 그런 삶을 살아볼 기회이고, 여러분이 나만의 길을 찾아 당당히 도전해 보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경영신문 학생기자단 1기_김다진  

2026.09.18 Views 1244

반세기 이어온 리더의 산실- AMP 제 102기 새 출발을 알리다

반세기 이어온 리더의 산실, AMP 제102기 새 출발을 알리다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은 9월 7일 LG-POSCO경영관 안영일홀에서 ‘최고경영자과정(AMP) 제102기 입학식’을 개최했다. 새로운 기수의 출발을 축하하고 신입 원우들을 환영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행사는 △개회사 △내빈 소개 △입학식사 △축사 △교가 제창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승원 경영전문대학원장과 김영규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김석균 주임교수, 그리고 박재환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AMP 교우회 임원진 들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입학식사를 맡은 유승원 원장은 “1975년 국내 최초로 시작된 AMP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5천 명이 넘는 교우를 배출하며 쌓아온 네트워크가 있다”며 “원우들이 서로 다른 산업과 분야에서 활동해 온 만큼 이번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장선 회장을 대신해 축사에 나선 박재환 AMP 교우회 수석부회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AMP를 통해 수많은 리더를 배출해 왔다”며 “배움의 시간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에 이어 원우들의 교가 제창과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이후 경영대학 캠퍼스 투어가 진행됐다. 이후 현대자동차경영관 AMP 전용강의실에서 정재호 교수의 기조강연을 진행했으며, 만찬으로 자리가 이어졌다. 만찬에서는 원우들의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반세기를 기반으로 새로운 첫걸음을 내딛는 AMP 제102기 신입 원우들이 만들어갈 인연과 성장이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의 새로운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경영신문 학생기자단 2기_황인호, 윤태욱  

2026.09.16 Views 600

두 세대, 하나의 경영대- 박상진·박준혁 부자, 대를 이어 경영대학에 전하는 뜻

두 세대, 하나의 경영대 박상진·박준혁 부자, 대를 이어 경영대학에 전하는 뜻     13년 전, 현대자동차관이 세워질 때 그 곁을 지킨 이름이 있다. 박상진 교우다. 당시 1억 원을 기부하여 그의 이름을 딴 스터디룸은 지금도 경영관 건물 한편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2026년 8월 25일, 박 교우는 다시 학교를 찾았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경영대학 Korea MBA 과정에 재학 중인 아들 박준혁 원우와 함께였다. 이번에는 박준혁 원우의 이름으로 2천만 원을 경영대학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아버지가 걸어온 자리에, 아들이 나란히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부 증서와 감사패가 전달됐다. 학장님을 비롯해 자리를 지킨 이들은 부자(父子)가 함께 기부에 나서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짚었다. 두 사람 사이엔 기부보다 먼저, 같은 학교에서 시절을 달리해 각자의 이유로 다시 책상 앞에 앉았던 시간이 있었다.   박상진 원우는 Korea MBA와 Executive MBA를 모두 거쳤다. 처음 MBA에 발을 들인 건 1988년이다. 입사 2년 차에 회사 실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경영학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경영 현장에서는 재무나 전략, 마케팅, 인사조직 같은 문제들이 따로 존재하기보다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걸 느꼈다. 이러한 경영학 전반의 주제들을 경험과 상사로부터의 간접적인 지식 전수만으로 익히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본질을 이해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박 원우는 시간이 흘러 다시 Executive MBA에 진학했다. 25년 전에는 직원으로서 실무를 잘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 최고경영자가 되어 회사와 직원을 잘 이끄는 데 필요한 새로운 지식과 통찰을 얻기 위함이었다. "회사의 복잡한 사안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큰 시각으로 준비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라고 그는 회고했다.   아들 박준혁 원우는 공대를 졸업하고, 현재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에서 근무하며 투자 대상 기업의 기술과 시장 잠재력을 평가하고 투자 여부를 심사하는 일을 한다. 실무에서 기업을 판단하다 보니 재무적 판단은 물론이고, 재무제표에는 나오지 않는, 이를테면 산업과 기술의 흐름이나 조직, 경영진의 추진력과 비전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택했다.   그런데 그가 굳이 아버지와 같은 학교, 같은 과정을 선택한 데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같은 과정을 밟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제가 중학생 때 가족 초청 행사로 학교를 찾았다가 경영대학에서 들은 교수님의 설명이 뇌리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퇴근 후와 주말까지 시간을 내어 MBA 공부하시던 모습을 오랫동안 보아온 것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때는 그 모습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본인이 직장인이 되어 MBA를 병행해보니 바쁜 와중에도 보람을 느끼고, 회사생활에 대한 애착심도 더 강해진다고 했다. "자신의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를 앞서가는 지식을 계속 배우고 치열하게 실무에 적용해보는 태도 자체가 하나의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버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웠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기부는 두 사람 사이에서 특별히 누가 먼저 꺼낸 이야기가 아니었다. 평소에도 사업이나 투자, 사회에 남길 가치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던 부자였다. "개인의 성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얻은 기회와 경험의 일부를 다시 사회와 다음 세대에 돌려주는 것", 그것이 두 사람이 공유해온 생각이었다. 부자가 함께 인연을 맺은 학교에 기여하자는 데 뜻이 모인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박상진 교우는 "회사에 입사하여 업무의 방향을 아직 제대로 잡지 못하던 시기에 고대 MBA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더 큰 시각으로 매사에 자신 있게 임했기에 성과를 올릴 수 있었고, 그러한 작은 성공이 창업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또한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지고 있던 지식이 한계에 다다를 때쯤 E-MBA 과정에서 새로운 경영 지식과 다양한 업계의 리더들과 소통하며 통찰을 얻고, 회사를 도약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라며 학교에 나름 신세를 졌다고 강조했다. 박준혁 원우는 이번 기부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아버지와 제가 세대를 달리해 같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과 인연을 맺었다는 점에서 이번 기부가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세대가 받은 기회와 경험을 다음 세대에 연결하고, 그것이 다시 후배들에게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데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길 바라는지 묻자, 그는 투자자다운 답을 내놓았다. "저는 투자자로서 기업의 현재 모습보다 앞으로 만들어낼 가능성을 중요하게 봅니다. 기부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완성된 것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누군가의 가능성에 먼저 투자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그 기회를 받은 후배가 또 다른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과 기회를 나눠줄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증서 전달이 끝난 뒤, 자리를 함께한 이들은 캠퍼스 곳곳을 둘러봤다. 13년 전 세워진 건물도, 그 사이 새로 생긴 공간들도 있었다. 아버지가 38년 전, 처음 이 학교를 찾았을 때와 아들이 지금 걷고 있는 캠퍼스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면, 배움을 대하는 태도가 세대를 건너 그대로 전해졌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은 아빠보다 사회와 학교를 위해 더 큰 기부를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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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길섭 후원자, 경영대학 발전기금 1억 원 기부-`전춘옥 스터디룸` 조성

故전춘옥 교우 기일에 맞춘 기부, "하늘에서 함께하고 있다" 진길섭 후원자, 경영대학 발전기금 1억 원 기부…'전춘옥 스터디룸' 조성     지난 8월 27일 오전, 본관 1층 총장실에서 작은 기부식이 열렸다. 故전춘옥 교우(상학61, 가톨릭대 명예교수)의 배우자인 진길섭 후원자가 경영대학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하는 자리였다. 전춘옥 교우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진길섭 후원자와 아들 전원종 씨를 비롯해 고인과 오랜 인연을 나눈 61학번 동기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기부금은 현대자동차경영관 B316호 '전춘옥 스터디룸' 조성에 쓰였다. 축하할 자리였지만, 참석자들은 먼저 고인을 위한 묵념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어진 식사 자리에서는 60여 년을 함께한 벗들의 회고가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대학 1학년 시절 강의실에서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자리에 놓인 노트에 적힌 이름 때문에 옆자리를 피했다가, 훗날 같은 직장에서 다시 마주치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전춘옥 교우는 이후 기업에서 일하다 뒤늦게 학업의 길로 들어섰고, 그렇게 학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화제는 이내 61학번 시절의 캠퍼스 풍경으로 옮겨갔다. 당시 경영학과에는 여학생이 없었고, 한 학번은 스물세 명 남짓이 전부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의 건물들이 들어선 곳엔 운동장이 있었고, 본관을 중심으로 한 배치는 마치 병영을 닮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6·25 전후의 격동기와 상과대학 시절 교수진에 대한 기억도 하나둘 소환됐다. 강의를 오가며 만났던 은사들의 이름을 짚어보는 사이, 60여 년 세월의 간극은 잠시 잊힌 듯했다.   대화는 어느새 오늘날 학교의 모습으로 향했다. 국제화된 캠퍼스와 세계 대학 순위를 향한 도전을 지켜보며 참석자들은 격세지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 식탁에 오른 120주년 기념 와인 라벨을 두고도 지난 세월과 앞으로의 120년을 함께 준비하자는 뜻풀이가 오갔다. 가장 마음을 울린 것은 투병 중이었던 전춘옥 교우의 마지막 시간에 관한 이야기였다. 세례를 받기로 하면서 곁을 지켰던 것은 오래전부터 신앙으로 이어져 온 벗들이었고, 그 순간을 함께한 이들의 기억은 식사 자리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동석했던 한 참석자는 조병화 시인의 시 한 구절을 빌려 벗을 향한 그리움을 대신 전했다.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노래한 대목이었다. 참석자들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신앙 안에서는 여전히 함께 있다"는 말로 고인을 기렸다. 경영대학은 이번 기부를 계기로 조성된 '전춘옥 스터디룸'이 후학들의 학업 공간으로 오래도록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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