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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시장 플랫폼의 품질혁신 동기부여를 위한 정책 최적화 연구

2020.06.30 Views 768 기업경영연구원

양면시장 플랫폼의 품질혁신 동기부여를 위한 정책 최적화 연구
(원제: Innovation and Policy Support for Two-Sided Market Platforms: Can Government Policy Makers and Executives Optimize Both Societal Value and Profits?,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2019년 9월호 게재)

김병조 교수(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예컨대 스마트폰은 이제 모두의 필수품이 되어 버려 마치 선사시대부터 인류와 함께했던 것 같은 느낌이지만, 최초 아이폰의 출시일이 2007년 6월 29일임을 기억해 보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기술이 가져온 세상의 변화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지난 십 수년간 있었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설비 및 저장장치 가격의 하락은 네트워크 사회(Network Society)의 탄생을 이끌었고, 더 나아가 4차산업 기술과 결합하여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를 만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존의 공급사슬을 넘어선 경제주체 간의 복잡한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와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모두 네트워크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업화 전략으로 성공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현업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을 주요 특성으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물리적으로 직접 교류하기 어려운 서로 다른 두 개의 사용자 그룹(주로 소비 측면과 공급 측면)으로 이루어진 양방향 시장을 구축하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매개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하는 사업모형을 말한다. 이때 매개체로서 기능하는 것이 플랫폼으로, 기사와 승객의 우버(Uber), 숙소 제공자와 투숙객의 에어비앤비(Airbnb), 구매자와 판매자로 이루어진 이베이(eBay) 등을 플랫폼 비즈니스의 예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양방향 시장에서의 플랫폼 가치를 결정하는 데에는 네트워크 외부성이 큰 영향을 미친다. 즉, 같은 플랫폼 사용자군의 크기에 따라 플랫폼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으로, 기사가 존재하지 않는 우버나 숙소 리스트가 다양하지 않은 에어비앤비의 가치가 거의 ‘0’에 수렴하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근 응용경제학 및 경영정보시스템 분야에서는 이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양방향 시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그중 다수의 연구는 주로 성장과 이윤 사이의 딜레마 사이에서 공격적인 가격정책, 제품 차별화(Versioning), 묶음판매(Bundling) 등 네트워크 외부성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탐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주로 디지털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탓에 품질 문제를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디지털 플랫폼의 경우 패칭(Patching), 업데이트 등을 통해 품질의 사후 관리가 가능한데다 품질 실패가 초래하는 위험이 물리적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인자동차 시스템과 같이 물리적 매개체와 접목된 플랫폼의 경우 시스템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양방향 시장을 형성하는 동시에, 물리적 매개체인 자동차에 대하여 안전, 주행, 승차감 등 품질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즉, 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에는 더 이상 선 성장∙후 관리라는 디지털 플랫폼에 적합한 전략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무인자동차 시스템을 모티브로 하여 플랫폼의 성장과 품질혁신 간 최적 의사결정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외부성이 작용하는 시장에서의 복점 경쟁모형을 구축하고, 플랫폼들이 어떤 경우에 품질혁신의 동기를 갖는지 알아보았다. 두 경쟁 플랫폼 간 기술의 비대칭성(Technological Asymmetry)을 가정하고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멀티호밍(Multi-Homing)이 경쟁의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한편, 중요 시장 참여자 중 하나인 정부의 입장에서 소비자, 서비스 공급자, 플랫폼 등 지급 주체별로 보조금 정책의 효과를 비교∙분석함으로써 플랫폼 품질혁신을 보다 효과적으로 유도할 방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한 결과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정책적 지원이 없는 경우 기술의 비대칭성이 클수록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플랫폼은 품질과 가격을 유지하는 반면, 기술적으로 열위에 있는 플랫폼은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낮춰 품질의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혁신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양극화를 둔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보조금의 지급 주체별로 정책의 효과가 달리 나타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즉,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직접 지급하는 형태가 플랫폼 품질혁신이라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지만, 재원이 한정적인 경우 플랫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였다. 본 연구는 물리적 제품과 정보기술 간 접목이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연구들이 간과하고 있던 플랫폼의 품질 문제를 환기했다는 데 학문적 의의가 있다. 또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 및 정책 입안자들에게 플랫폼 품질의 현실적 영향력을 고려한 최적 의사결정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 시사점 역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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