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KUBS 소식

[정년퇴임 교수 인터뷰] 박광태 교수 – 논문의 수보다 사람이 남았고, 책의 권수보다 제자가 남았으며, 직함보다 인연이 남았다

2026.09.18 Views 211 홍보팀

[정년퇴임 교수 인터뷰] 박광태 교수

논문의 수보다 사람이 남았고, 책의 권수보다 제자가 남았으며, 직함보다 인연이 남았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LSOM 전공 박광태 교수가 2026년 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임을 맞이했다.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그는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산업공학/경영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영남대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 부임했다. 이후 약 34년간 생산관리를 중심으로 시작한 연구를 서비스와 로지스틱스 분야까지 확장해오며 국내 오퍼레이션스관리 학문의 발전을 함께했다.
 
경영신문은 정년퇴임을 앞둔 박광태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연구 인생과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았다.
 
Q1. 정년퇴임을 앞둔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감사와 행복이라는 두 단어입니다. 이제 정년을 맞아 돌아보니 연구 성과나 직함보다 함께했던 사람들이 더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좋은 선배와 동료 교수님들, 학교를 위해 애써 주신 직원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제자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복이었습니다. 정년이라는 말에는 아쉬움도 담겨 있지만, 지금 제 마음에는 아쉬움보다 감사함이 더 큽니다.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교수 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Q2. 학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무엇인가요?
서울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공부하면서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학문의 매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학생들과 나누는 일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연구와 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교수라는 길을 선택하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Q3. 교수님 부임 초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LSOM’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발전했다고 보시나요?
제가 교수 생활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생산관리 분야가 제조업과 생산 현장을 중심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LSOM은 서비스, 로지스틱스 등 기업 운영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는 학문으로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학문의 영역이 넓어진 것뿐 아니라 연구 방법과 교육 내용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앞으로도 기업과 사회가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수록 LSOM이 해결해야 할 문제와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4. 그동안의 연구 중 가장 애착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연구는 무엇인가요?
특정한 논문 한 편보다는 생산관리를 중심으로 시작한 연구를 서비스와 로지스틱스 분야까지 확장해 온 과정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생산관리가 제조 현장의 효율성만을 다루는 데서 벗어나 기업 운영 전반을 바라보는 학문으로 발전함에 따라 저 또한 연구와 교육의 영역을 넓히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제자들과 함께 연구하고 고민했던 결과가 또 다른 연구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제자들이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본 것이 무엇보다 큰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Q5. 한국기업경영학회, 한국생산성학회 등 많은 학회에서 회장 혹은 부회장을 역임하셨는데, 개인적인 연구에 학회 활동까지 병행하며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회 활동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사람과 더 넓은 시야라고 생각합니다. 학회는 연구자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연구 방향을 발견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학회의 보직을 맡다 보니 개인 연구만 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전공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학문과 사람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Q6. 제자들과의 인연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인연이 있으신가요? 또 제자들에게 자주 해주시던 조언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한 명의 제자를 특별히 꼽기보다는, 함께 공부하고 연구했던 제자들이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계에서 연구자와 교육자, 전문가로 성장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교수로서 받은 상이나 연구 성과도 소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수에게 가장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제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단기간의 성과에 지나치게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동시에 자신의 성취만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소중히 여겼으면 합니다. 능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7. 시대가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고려대 경영대학만의 문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이 가진 여러 장점 가운데 구성원 간의 끈끈한 유대와 서로를 이끌어 주는 공동체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좋은 대학을 만드는 것은 제도나 시설만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지난 30년 6개월 동안 많은 선배와 동료 교수님, 직원 여러분, 제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공동체의 힘이 앞으로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자산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Q8.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보낸 시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요?
행복입니다. 지난 30년 6개월 동안 고려대학교에서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연구와 강의를 함께했고, 때로는 산을 오르고 여행도 함께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모든 순간마다 좋은 분들이 곁에 있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저에게 단순히 오랫동안 근무한 직장이 아니라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교수로 성장하고 수많은 제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을 제 인생의 큰 행복으로 생각합니다.
 
Q9. 퇴임 후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정년퇴임이 학문과의 작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년 이후에도 배움과 연구를 계속하면서 후학들과 함께 연구하고 제가 쌓아온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동시에 그동안 바쁜 교수 생활 때문에 충분히 누리지 못했던 삶의 여유도 찾고 싶습니다. 연구하는 사람으로서의 삶과 한 개인으로서의 삶 사이에 조금 더 여유로운 균형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퇴임 후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Q10.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모든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지난 30년 6개월 동안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교수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선배와 동료 교수님들, 학교를 위해 애써 주신 직원 여러분, 그리고 저를 믿고 함께해 준 수많은 제자들 덕분에 행복한 교수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34년 6개월의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며 한 가지를 깊이 느끼게 됩니다. 논문의 수보다 사람이 남았고, 책의 권수보다 제자가 남았으며, 직함보다 인연이 남았습니다.
후배 교수님들께서는 훌륭한 연구와 교육을 계속 이어가 주시고, 학생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도전하기를 바랍니다. 직원 여러분께도 오랜 시간 학교를 위해 애써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려대학교는 저에게 직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구성원이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학교의 발전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지난 30년 6개월 동안 정말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경영신문 학생기자단 _김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