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s
[자기소개서 질문의 진화]
올 하반기 국내 30대 그룹 질문, 유형도 401개로 다양화
문항 수는 줄이고 답변량 늘려 지원자 역량 입체적 분석 시도
"당신은 현재 내년 초 대리 승진이 확정적입니다. 그런데 마침 당신이 꼭 가고 싶은 국가 해외 전문가 교육 과정 공모가 진행 중입니다. 해당 교육 과정에 참여하면 승진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으며, 그 이유는 뭔가요?"(기아자동차)"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선정해 소개하고, 해당 아티스트의 성공 요인 혹은 실패 요인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작성해 주세요."(CJ E&M)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기업이 실제로 지원자에게 작성을 요구한 자기소개서(자소서) 질문이다. 질문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회사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주요 기업마다 입사 지원자의 직무 역량 검증을 중요시하면서, 자소서 질문에도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양하고 심도 있는 소재를 활용해 지원자의 성향과 역량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요 대기업의 올해 하반기 공채 지원서 접수는 대부분 마감됐지만, 앞으로 대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올해 자소서 질문을 참고해 지원 기업에 대한 직무 경험을 차근차근 쌓는 것이 좋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는 올해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 국내 30대 그룹의 자소서 질문 5000여개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기업당 제시하는 자소서 질문은 평균 4.25개였으며, 질문 유형은 401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지원 동기' '입사 후 포부' '성장 과정' '성격의 장단점' '경력 사항' 등 천편일률적인 질문에서 벗어나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질문 유형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제시된 자소서 질문은 '질문 자체의 글자 수'가 대폭 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크루트는 "올해 자소서 질문의 평균 글자 수가 73자로 예전에 비해 10배가량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질문 자체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던지는 것이다.
가장 긴 자소서 문항은 SK텔레콤(빅 데이터 직군)의 360자 질문이었다〈요약문 표 참조〉. 취업 컨설팅 전문가인 양광모 경희대 겸임교수는 "예전엔 7~8개의 질문을 던지고 자소서를 길지 않게 작성하라는 기업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소서 질문 수를 줄이는 대신 답변 분량을 늘리는 대기업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가장 상세히 자소서 문항을 설명한 그룹은 SK로 조사됐다. 올해 신입 채용을 진행한 25개 계열사의 자소서 질문당 평균 글자 수는 125자였다. 반면 효성은 질문 글자 수가 평균 7자로, 가장 질문이 짧은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은 계열사별로 해당 기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외식업체인 CJ푸드빌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브랜드 중 한 곳을 선정하고 해당 점포와 그 경쟁사라고 판단되는 점포를 방문해 당사 브랜드의 우수한 점과 개선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라는 질문을, 홈쇼핑업체인 CJ오쇼핑은 "고객의 요구 사항이 매우 합리적이나 오쇼핑의 내부 규정과 다른 경우, 어떻게 업무 처리를 하겠으며 이때 고객 불만 해소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기술하세요"라는 질문을 제시했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그룹은 자소서 질문 내용이 상대적으로 평이하다. '삼성 취업을 선택한 이유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기술하라' '본인의 성장 과정을 기술하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인물을 포함해 기술하라' '최근 사회 이슈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를 선택해 자신의 견해를 기술하라' 등의 3가지 질문을 공통적으로 던진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채용 과정에 있어 기업마다 직무 역량 평가를 중시하는 현상이 강화되면서 지원자에게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경향 역시 뚜렷해졌다"면서 "취업준비생은 본인의 스토리를 직무 역량과 결부시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어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미생탈출 A to Z 홈페이지 링크 참고: http://news.chosun.com/misaeng/site/data/html_dir/2016/10/14/2016101400060.html
기사출처: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