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빅 데이터에 대한 실력이 알려지자 송씨는 4학년 초부터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송씨는 K대 대학원에 진학해 의료기관의 행정과 정보 시스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제약사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송씨는 취업 시장에서 기업의 선택을 기다리는 입장이 아닌, 기업을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박씨와 송씨처럼 험난한 취업절벽을 넘어서려면 자신만의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스토리’ 전략을 강조한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대학취업교육을 담당하는 이재호 ‘미래와금융’ 연구포럼 연구위원은 “대량생산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이전처럼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입사 시험 때 기업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무난한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것보다 자신이 왜 뽑혀야 하는지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특한 콘텐츠와 스토리를 만든다면 기업들이 선호하지 않는 비인기 전공도 강점이 될 수 있다. 최근 인기가 치솟는 모 화장품 회사에 지원한 한 여대생은 사회복지와 소비자경제학을 복수전공해 화장품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다. 자신이 사용한 화장품과 광고 모델로 나온 연예인 이름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이 학생은 멘토링을 통해 노인 인구의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실버 화장품’을 주목하라는 조언을 받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웠다. 평소 실버 세대의 경제활동에 관심이 높았던 그는 구청에서 ‘실버 세대를 위한 캠프’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던 자원봉사 경험을 떠올렸다. 그리고 수강했던 ‘노인의 심리와 정체성’ 수업 내용을 연결시켰다. 노인들은 젊었을 때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크지만 지출은 충동적인 젊은이들과 달리 이성적인 점, 집단에 소속되려는 의식이 강하면서도 스타일에서는 자기만의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강한 점 등에 주목해 독자적인 실버 화장품 마케팅 전략을 세워 화장품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이처럼 취업 전략에 맞는 스토리를 만들려면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취업을 원하는 기업의 역사, 조직 문화, 위기 극복 과정 등 관련 정보를 꼼꼼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에 지원하려면 최근 부쩍 관련 사업이 확장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공부를 하는 게 좋다. LG화학을 겨냥하는 취업준비생은 석유화학을 기본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지향적인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분석이 필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현대차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자동차 공장들이 폐쇄될 때 오히려 미국 조지아에 새 공장을 짓는 등 역발상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마찬가지로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인재상 역시 독립적이고 저돌적이며 뚝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http://www.hankookilbo.com/v/9e2ff7ed1524472aaacddd6c308c8fd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