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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Germany] University of Regensburg 22-2 이채원

2023.03.11 Views 729 이채원

안녕하세요. 2022년 2학기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 파견되었던 이채원이라고 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교환 합격 발표를 받고 설레어하며 준비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벌써 교환을 마치고 체험 수기를 쓰는 것이 믿기지 않네요. 레겐스부르크에서의 6개월은 정말 꿈같은 시간들이었으며 인생에서 다른 무엇보다 가치 있었던 경험이라 말할 수 있기에 그 소중한 경험에 대해 적어나가려 합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수강신청의 경우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무난하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선착순이 아니다보니 원하는 수업은 모두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홈페이지에 적힌 registration period를 파악하여 그 기간 내에 add&drop을 해야 합니다.

수업의 경우 저는 총 16학점을 수강하였고, 다음과 같습니다.
- ILC
정규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4주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말 그대로 인텐시브하게 독일어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거의 모든 교환학생이 해당 코스를 수강하고 이 기간에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레벨에 있는 친구들과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어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의 경우 굉장히 이른 시간부터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풀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학기 중에 독일어를 배우기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일한 독일어 강의였으므로 힘들지만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수업입니다.

- Strategic Management
경전과 국경을 교환에서 이수하고 올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다만 워크로드는 적지 않았습니다. 경영전략의 경우 매주 케이스를 읽고 토론에 참여하여 발표점수(1-5점으로 구성)를 얻어야 했으며 학기 중 총 세 개의 메모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또한 6~7명으로 구성된 팀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학기 초부터 조교와 교수님께서 쉽지 않은 수업인 것을 경고(?)하시는 만큼 워크로드가 많은 수업인 것은 맞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이 수업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매 토론마다 최소 세 번 이상의 발언을 해야 하며, 메모 작성 시 rubric에 맞추어 꼼꼼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 International Management
국제경영의 경우 같은 교수님이 진행하시지만 조교가 달라 세부적인 과제는 달랐습니다. 매주 케이스를 읽고 토론에 참여하여 발표점수를 얻어야 하는 것은 동일하였지만 메모 작성이 없습니다. 학기말 팀프로젝트는 동일합니다. 국가와 기업을 개별적으로 선정하여 진입전략을 분석하고 발표해야 합니다.

-Human Resource Management
인적자원관리로 인정됩니다. 본교생과 교환학생에게 열리는 수업이 달라 교환학생이 듣는 인자관의 경우 굉장히 적은 워크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내받은 인자관 원서를 개별적으로 읽고 4번의 Q&A 세션이 있습니다. 두 명이 팀을 이루어 원서에 나오는 케이스를 분석하여 에세이를 작성하는 과제 한 개와, 학기말에 오픈북 테스트로 진행되는 기말 시험이 있습니다. 인사에 관심이 많아 수강한 수업이지만 교수님께서 매주 수업을 하지 않으시다보니 얻어가는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 번의 세션에 참가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여행 등으로 인해 수업의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 Sociological and Political Perspectives on Modern Germany (일반선택, 3학점)
독일 사회 및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는 수업입니다. 이 수업 또한 교환학생만 듣는 수업입니다. 교수님께서 이를 아시고 많이 배려해주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개인 발표 한 번과 기말 시험이 있습니다. 강의는 유익했습니다만 기말 시험에서 굉장히 지엽적인 (ex 독일 모든 주 이름, 위치 암기 등) 문제들을 내셨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강의를 포함하여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한 독일 관련 교양 강좌가 많습니다. 하나쯤은 꼭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기숙사:
8월 쯤 기숙사 배정을 받았습니다. 이전에 메일이 한 번 오는데, 이때 자신의 기숙사 선호 사항을 적는 서류를 제출합니다. 저는 이전 수기를 참고하여 게슬러하임(Gesslerheim)을 적었고 게슬러가 아니더라도 개인 욕실이 딸린 방을 원한다고 적어 제출하였습니다. 같이 간 친구들도 똑같은 내용을 적었는데 몇몇 친구는 게슬러하임이 아닌 토마하임(Thomaheim)에 배정되었습니다. 모든 요구사항을 반영해주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게슬러하임과 토마하임 모두 좋은 기숙사인것 같습니다.

제가 살았던 게슬러하임은 학교까지 버스로 10분이 걸리는 위치에 있습니다. 가끔 아침에 버스를 놓치면 걸어간 적도 있는데 대략 25분 정도 걸립니다. 학교와 멀고, 시내와 먼 것은 지리적으로 단점이지만 그럼에도 가장 좋은 것은 rewe와 kÖwe가 까이에 위치해있다는 것입니다. 독일 음식이 대체로 맛이 없다보니 요리를 좋아하게 되어 학교 끝나고 레베에서 장보는 것이 낙이였습니다. (ㅎㅎ) 주방의 경우 한 층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합니다. 게슬러하임의 가장 큰 단점은 엘레베이터가 없다는 것입니다. 도착한 첫 날에 35kg의 짐을 4층까지 들어올린 것을 잊을 수 없지만 이를 제외하면 정말 만족하였습니다.

토마하임의 경우 학교까지 걸어서 5분 걸리는 기숙사입니다. 개인 욕실, 공용 주방인 것은 게슬러와 동일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게슬러보다 더 아늑한 방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마트가 걸어서 꽤 걸리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토마에 사는 친구들은 게슬러 옆에 있는 레베에 장을 보러 오기도 하였습니다.

교환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는 게슬러, 토마하임 외에도 힐트너하임, 그리고 시내에 위치해 있는 기숙사가 추가적으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레겐스에 오는 교환학생들은 무조건 기숙사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하였습니다. 가격 또한 게슬러하임의 경우 240유로, 토마하임의 경우 290유로로 타 지역에 비해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이었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정규학기 중에는 없습니다. ILC 기간에는 ILC 튜터가 존재하여 시티투어, 게임나잇 등 많은 이벤트를 주최합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없습니다.

c) 물가
외식의 경우 비싼 편입니다. 독일에서 바이에른이 가장 부유한 주이고, 뮌헨이 그 중에서도 소득수준이 높고 물가가 비싼 곳입니다. 레겐스부르크의 물가는 뮌헨과 비슷합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내에서 외식을 하였는데 인당 3만원 정도가 나올 정도로 물가가 비쌉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학생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직접 요리를 합니다. 마트 물가는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앞에서 레베에서 장을 보는 것이 낙이 되었다 할 정도로 마트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장을 많이 보았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없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합격 발표 후 국제처에서 차례대로 필요한 서류를 보내줍니다. 왜 안오지라고 생각할때쯤 메일을 받은 기억이 많습니다. 레겐스 국제처는 독일 행정처리에서 그나마 믿을 만한 곳이라 생각할 정도로 일처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답 또한 느리지 않으므로 출국 전에 국제처 메일을 수시로 확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의 경우 대부분 TK공보험을 가입합니다. 대만에서 온 친구들의 경우 사보험을 가입하여 돈을 절약하였다고 하는데 인정처리가 복잡한 것은 사실입니다. TK 가입 시 코디네이터가 학교에 방문하여 가입 및 해지를 도와주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하지만 월 110유로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야합니다.

비자의 경우 한국에서 받아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만 시간적 여유와 테어민을 잡았다면 한국에서 발급받아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 현지에서 거주허가증을 발급받았습니다. 하지만 거주허가증 발급이 늦어지고 시기를 예측할 수 없어 예약한 여행을 두 번이나 취소하여 큰 돈을 날린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8월 말에 입국하였기 때문에 11월 말에는 거주허가증을 꼭 발급 받아야 했던 상황인데 2주가 지연되어 12월 둘째주에 거주허가증을 발급받았습니다. 국제처 또한 외국인청과 소통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거주허가증 발급 날짜를 문의하여도 확답을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최선의 선택은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오는 것이고, 발급받지 못하였더라면 예측되는 기간에 여행 계획을 잡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6. 맛집:
Bagel Store TierGreen
Rough Surface Coffee - 가격대가 좀 있지만 레겐스에서 찾기 힘든 감성카페입니다. 브런치 종류가 맛있습니다.
Erlebe Brot - 산딸기 타르트가 정말 맛있습니다. 이외에도 크로핀, 에끌레어 등 정말 맛있는 종류가 많습니다. 슈톨렌도 추천합니다.
Bolero's - 스페인 여행을 갔다온 후 타파스가 그리워 방문한 집입니다. 스페인에서보다 샹그리아를 싸게 먹을 수 있고 분위기가 좋습니다.

7. 레겐스부르크를 추천하는 이유:
소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자주 한 말이, 소도시에서 교환학생을 하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고 레겐스부르크를 선택해서 다행이고 행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자연스레 대도시로 다니게 되고 소도시로는 여행을 잘 가지 않게 됩니다. 레겐스부르크와 같은 소도시에서 6개월 지내는 것은 교환학생이 아니라면 정말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레겐스부르크에서의 6개월은 한국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를 편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 겨울에 파견을 다녀왔기 때문에 악명 높은 독일 날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날씨가 좋다면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하늘이 맑은 날 도나우 강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친구들과 함께 카드게임을 하고 스텔라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날들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더라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즐거운 것들을 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방에 친구들을 불러 무비 나잇을 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밥을 같이 해 먹고, 아이스링크에 가서 함께 논 소중한 경험들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레겐스부르크의 지역 축제인 둘트와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둘트의 경우 옥토버페스트보다 낫다고 하는 친구들이 많을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잘 구성되어 있는 축제입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경우, 레겐스부르크에는 마켓의 개수가 많기 때문에 멀리 가지 않아도 마켓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 3대 마켓이라 하는 곳들을 방문해보았지만 친구들 모두 레겐스부르크 마켓이 좋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눈 내리던 날 학교를 마치고 시내에 잠시 들러 글뤼바인을 마시며 연휴 분위기를 만끽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레겐스부르크는 여행하기에 적합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공항이 있는 뮌헨까지 1시간 30분, 그리고 뉘른베르크까지 1시간 거리로 여행을 다녀오기에 무리 없는 위치에 있으며, 바이에른 티켓을 끊고 다니면 됩니다. 6개월 간 뮌헨은 1n번 갔을 정도로 정말 많이 들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8. 마무리:
지난 6개월은 꿈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학교에 입학한 후 코로나가 시작되며 많은 것이 불안하고 그래서 더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을 잠시 멈추고 여유롭고 평화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여유가 생기니 스스로를 마주하고 지나간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앞으로의 것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가 여정의 기로에 놓인다면, 고민의 여지 없이 또 다시 교환학생을 선택할 것이며, 레겐스부르크를 선택할 것입니다.

제 수기가 학우분들의 고민과 선택에 있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