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체험수기

[USA] Binghamton Universit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22-2 추시현

2023.03.08 Views 832 추시현

안녕하세요, 2022년 가을학기에 Binghamton University로 파견 갔다온 경영학과 추시현이라고 합니다. Binghamton University는 SU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캠퍼스 가운데 하나로 University at Buffalo나 Stony Brook University 등과 함께 뉴욕주립대 중 주요 캠퍼스로 꼽힙니다. Public Ivy라고 불릴만큼 주립대 중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뉴욕주에 속해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뉴욕 시티로부터는 3~4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거리입니다. 뉴욕 주민이라면 학비가 할인되어서 뉴욕 시티에 사는 친구들이 많이 다니고, 주립대라서 학비가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국제 학생들도 많은 편입니다. 캠퍼스 위치는 시골이긴 하지만 한 번에 뉴욕 시티까지 갈 수 있는 고속버스가 있어서 자주 왔다갔다 하실 수 있습니다.
1. 출국 전 준비사항
고려대 측에서 Binghamton으로의 파견이 결정난 후, 노미네이션은 없었고 개인적으로 Application 절차만 진행하면 됐습니다. Binghamton에서 요구하는 서류들을 메일로 첨부하여 보내고 승인을 받으면 됩니다. 이후 Application이 다 진행되고 나면 담당자께서 Binghamton 메일 계정을 만들어주시는데, 파견 관련 공지사항이 이 메일로 오게 됩니다. 기숙사 신청이나 수강신청 등도 메일로 공지를 받게 되니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또한 항공권을 최대한 미리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원래 학기가 끝난 후에 계획이 확실치 않아서 돌아오는 항공권을 구매하지 않고 출국하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혹시 입국심사 시에 항공편 관련해서 질문이 들어올까봐 대충 아무 항공권이나 사놨었는데, 학기 도중에 다른 항공편으로 변경하려고 알아보니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올라서 그냥 타고 왔습니다.
2. 보험 및 비자
제가 신청할 때에는 외부 보험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학교 보험을 들었는데, 지금은 바뀌어서 요건을 맞추면 외부 보험도 허용되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학교 측에 문의해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학교 보험에 치과나 안과는 포함이 안되어서, 저는 학기 중에 사랑니가 나기 시작했지만 한국에 와서 뽑으려고 고통을 참았습니다.
비자는 J-1 비자가 발급되는데, 학교에서 우편으로 보내주시는 DS-2019 서류를 가지고 비자 인터뷰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인터넷에 검색하여 나오는 대로 따라하시기만 하면 어려운 부분은 없습니다. J-1 비자이기 때문에 인터뷰도 간단하고 빠르게 끝납니다.
3. 기숙사
기본적으로 on-campus와 off-campus라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는데 저는 캠퍼스 내 기숙사에서 살았지만 주변에 U-club이라는 off-campus 기숙사에 지내는 친구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캠퍼스에서 차로 5-10분 정도 떨어져있는데 셔틀 버스도 운영하고 시설도 나쁘지 않아서 off-campus 중에 괜찮은 옵션인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크게 Dorm과 Apartment로 나뉘는데, Dorm은 한 방에 여러 침대가 있는 다인실입니다. Apartment는 거실과 부엌만 공유하고 각자의 방이 있어서 혼자 잘 수 있기 때문에 사생활이 좀 더 보장됩니다. 만 21세 이상부터는 의무적으로 아파트 기숙사에 살아야 합니다. 저는 신청 당시 만 20세였지만 다인실을 쓸 자신이 없어서 아파트 기숙사로 신청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아파트 기숙사에 사시면 meal plan을 필수로 구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dorm에 사신다면 필수로 구매하셔야 되는데, 학식이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지 않아서 meal plan을 구매하는게 불만족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아파트 기숙사는 부엌이 있기 때문에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해서 직접 요리해 드시는게 돈도 훨씬 아끼고, 더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요리해먹을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지내다보니 생각보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캠퍼스 근처에 버스로 20분 정도 거리에 월마트 같은 식료품점이 여러 군데 위치해있기 때문에 차가 없으셔도 장을 보러 다닐 수 있습니다. 학교 자체에서 운영하는 버스 혹은 시내버스가 있는데 두 종류 모두 학생증 카드가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Hillside와 Susquehanna 두 종류의 아파트 기숙사가 있는데 Hillside는 말 그대로 언덕 위에 있어서 왔다갔다 하기가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고, Susquehanna는 그보다 조금 밑에 있지만 방음이 잘 안되어서 24시간 quiet hour 규칙이 있습니다. 저는 Susquehanna에 살았는데 규칙이 있다고 해서 다들 엄청 조심히 조용하게 지내는 분위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캠퍼스가 넓기 때문에 캠퍼스 내에서 돌아다니는 셔틀버스가 있는데, 버스를 타면 언덕을 편하게 올라갈 수 있긴 하지만 자주 오는 편이 아니어서 타이밍을 맞추기가 힘들었습니다.
각 기숙사 빌딩 근처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여러대씩 비치되어 있는 세탁실이 있고, 학생증 카드를 이용해 출입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수강신청
교환학생들은 4월에 가을학기 수강신청을 합니다. 담당자님께 메일로 수강하고 싶은 과목들을 적어내면 신청해주시는데, 거의 본인이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는 듯 합니다. 저는 신청한 과목들 중에 하나가 대학원 학생들이 듣는 수업이라 비슷한 내용의 학부생 수업으로 옮기는 걸 제안해주신 것 외에는 변경사항 없이 그대로 신청되었습니다.
5. 수업
1) Marketing Research
마케팅 조사론 강의입니다. Debjit Gupta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는데, 인도 억양이 있으신 분이라 처음에는 알아듣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듣다보니 적응되어 괜찮았습니다. 3번의 시험으로 평가합니다. 마지막 시험에는 통계 관련해서 수학을 좀 사용하게 되어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했지만 실제 시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팀 프로젝트로 하나의 조직을 선정하여 마케팅 조사를 실전에 적용해보는 과제가 있는데, 쉬운 과제는 아니었지만 팀원들을 잘 만난 덕분에 잘 헤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2) International Business
국제경영론 강의입니다. 교수님이 해외출장을 많이 다니는 업무를 맡고 계셔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접속해야 하는 방식이 아니고 일주일에 한번씩 과제 사이트에 들어가 교과서 리뷰 퀴즈를 풀거나 교수님이 올려주시는 질문에 답변을 적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 사실 가끔씩은 이 수업을 듣는지 까먹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던 수업이었습니다. 온라인 시험이 2번 있는데 교과서 리뷰 퀴즈와 동일한 형식입니다.
3) Leadership skills & development
Binghamton은 경영대학 내에 리더십 분야에 세부전공이 따로 존재할 정도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들어보고 싶었던 강의입니다. 다양한 리더십 스킬에 대해 배우는데 수업 중 참여가 많이 필요합니다. Discussion 형식의 수업도 자주 하고 수업 중 질문이나 발표가 굉장히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처음에는 이런 형식의 강의가 익숙치 않고 아직 영어에 자신감도 없어서 힘들어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저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한국과 다른 미국 대학 수업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분께 추천드립니다.
4) Speaking skill for bilinguals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ESL 강의입니다. ESL 강의를 하나쯤 듣고 싶어 처음에는 Speaking & Listening 수업을 신청했었는데, ESL 강의는 학기 초에 영어 레벨 테스트를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수준에 맞는 반으로 편성되는 방식이어서 이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영어를 그닥 잘 하는 편이 아님에도 ESL 강의 중 가장 높은 레벨로 배정되어서, 나빼고 다 영어를 너무 잘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그럴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주로 영어 발음 교정과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집중적으로 배우는데, 이를 원치 않는다면 Writing을 배울 수 있는 ESL 강의도 있습니다.
5) Wellness through Yoga
요가 수업입니다. 요가 매트를 개인적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기숙사와 체육관이 좀 떨어져 있어서 수업을 가는게 귀찮은 날도 있었지만 수업 자체는 좋았습니다. 요가 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체육 수업을 들으려고 생각 중이신 경우에도, 체육관이 다른 강의실과도 떨어져 있는 편이라 동선을 짜실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캠퍼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Union 건물과 15분 정도 떨어져있기 때문에 저는 항상 그 다음 수업에 급하게 이동하느라 힘들었습니다.

6. 생활 및 기타
1)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KUBS BUDDY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은 따로 없었습니다. 제가 파견을 다녀온 학기에는 애초에 교환학생으로 오는 학생 수가 많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교환학생들끼리는 다들 서로 알고 저절로 연락도 자주 하게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다녀왔던 학기에는 유럽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교환학생을 위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없었지만 국제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자주 열리는 편입니다. 고려대의 국제처와 비슷한 ISSS라는 부서에서 국제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는데, 친구 사귀기에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메일로 오는 이벤트 공지를 잘 확인하고 최대한 많이 참여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파견 국가의 교우회
교우회는 들어본 적이 없고, 한국계 미국인 학생 모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익숙치 않은 학생들이 많고,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다른 나라 학생들도 많이 가입하기 때문에 소속감은 별로 느낄 수 없었습니다.
3) 물가
미국 내에서 물가도 오르고 환율도 거의 1500원에 달할 정도로 높았던 시기에 파견을 다녀왔기 때문에 예상보다도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왔습니다. 지금은 환율이 많이 떨어져서 상황이 나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외식 물가가 한국에 비해 굉장히 비싼 편이기 때문에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기숙사에서 요리해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파견교 장학금 혜택
교환학생을 위한 장학금 혜택은 없었습니다.
7. 마무리
처음 Binghamton에 도착했을 때에는 생각보다 너무 시골이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캠퍼스 내에서 많은 야생동물들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숲이 있어서 그런지 사슴이나 다람쥐부터 groundhog, 스컹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기숙사 돌아가는 길에 사슴을 만나는게 익숙해지실 겁니다. 서울에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공기도 좋고 한적한 동네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도 많이 열리고, 캠퍼스 근처에 다운타운에서는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동아리도 굉장히 다양하게 있고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동아리에 가입하신다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기회도 있고 소속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학기 전후로 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도 주말이나 공휴일 연휴 등을 이용해서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특히 뉴욕 시티를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뉴욕 주립대인 만큼 뉴욕 시티 출신인 친구들이 정말 많아서 같이 놀러다니기도 좋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오면서 많은 면에서 변한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기 때문에 일일히 다 나열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의 제 인생에서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할 소중한 기억들이 정말 많이 생겼습니다. 혹시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교환학생을 망설이고 있는 분이 계신다면 꼭 주저하지 마시고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저의 후기가 Binghamton University로의 파견을 희망하시거나 파견이 확정되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