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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Czech Republic] Prague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 19-2 김태준

2020.08.18 Views 1328 김태준

교환학생 체험 수기

안녕하세요 2019-2학기 체코 프라하 경제대학교 (University of economics, Prague, VSE)에 한 학기동안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었던 경영학과 김태준입니다.
한 학기동안 프라하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아쉬운 점, 이후 학기에 이곳으로 파견 오게 될 학우분들을 위한 팁 등을 정리하여 체험 수기에 적어봅니다.

우선, 본 체험수기를 읽고 계시다면 프라하 파견을 고려 중이거나 프라하에 파견되는 것이 확정된 분들이실 텐데, 아주 현명한 결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약 4개월간 프라하에 있으면서, 프라하는 다른 건 몰라도 ‘학생들이 살기 정말 좋은 도시’라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저 뿐만 아니라 같은 학기 VSE에 파견된 모든 한국인 학생들이 동일하게 느끼던 것이었습니다. 프라하가 교환학생 생활을 하기에 최고의 도시 중 하나인 이유를 들자면,

1) 학생을 위한 복지가 정말 좋습니다. 국제학생증만 있다면 트램, 지하철,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 교통권을 정말 싼 가격(한달에 약 15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한달에 12GB 이상 사용가능한 통신 요금제를 매월 25000원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체코철도청에서 기차표를 구입할 때 학생 할인을 대폭 받을 수 있으며 (예를 들어 프라하에서 기차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플젠을 왕복 2000원 정도로 갈 수 있습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고속버스 또는 각종 관광지 입장표 역시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2) 물가가 저렴합니다. 유럽의 마트 가격 등 생활 물가가 싼 것은 유명한데, 체코 역시 이에 해당됩니다. (참고로 체코에서 물보다 맥주가 싸다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프라하가 좋은 것은, 생활 물가 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 역시 한국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종합적인 물가를 고려해봤을 때 프라하의 물가는 한국의 약 70%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주요 관광지가 아니라면 팁 문화도 거의 없으므로, 외식을 하더라도 그 부담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파티가 매주 열리며, 정말 싼 가격으로 술자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학교 측에서 모든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파티가 열리기 때문에 본인이 파티를 즐기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한 학기동안 정말 신나게 놀 수 있을 것입니다. 배차 간격이 달라지지만, 새벽에도 트램이 다니기 때문에 새벽까지 놀고도 기숙사에 트램을 이용하여 돌아올 수 있습니다.

4)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물론 타지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으로서 언제나 조심해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서유럽 국가들이나 북미 보다 치안도 좋고 소매치기도 적다고 느꼈습니다. 자동차들도 보행자 우선을 정말 잘 지켜서, 횡단보도에 서 있기만 해도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먼저 지나가라고 멈춰줍니다. 기숙사내에서도 경비원분이 24시간 상주하며, 카드를 찍어야 기숙사 내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 이외에도 프라하의 장점은 많은데, 고려해 볼만한 단점도 있습니다.

1) ‘체코’하면 딱 떠오르는 요리가 딱히 없습니다. 체코 전통 음식으로 굴라쉬, 꼴레뇨 등이 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일지 모르겠으나 딱히 찾아서 먹을 만한 맛은 아닙니다. 파리,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가로 가신다면 미각적으로도 기대가 되는 생활을 할 수 있지만, 프라하에 오신다면 그러한 기대는 적게 가지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 길거리의 청결도 등을 봤을 때, 정말 선진화된 국가라는 느낌은 잘 받을 수 없었습니다. 체코 사람들은 큰 개를 많이 기르는데, 그래서인지 길거리에 사람의 것인지 개의 것인지 모를 물자국이 꽤 많으며, 벽 등에 낙서들도 많고 길거리에 쓰레기도 꽤 많습니다. 프라하에 있다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여행을 갔을 때, 암스테르담은 정말 깨끗하고 진짜 유럽 선진국 같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한 이미지를 그리고 계시다면 프라하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프라하의 장단점에 대해 소개하였고, 이후부터는 VSE 파견이 확정된 후 해야 할 절차들에 대해 간략히 써보고자 합니다.

VSE로 배정이 되었다면, 빠른 시일내에 비자 발급을 위한 서류들을 모두 준비하고, 주한 체코 대사관에 연락하여 약속을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필요한 서류에는 은행 잔고 증명서, VSE에서 메일로 보내주는 서류, 대사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서류 양식 등이 있는데, 주한 체코 대사관 홈페이지에 필요한 서류 목록이 다 나와있으므로 확인하면서 준비하면 됩니다.
(인터넷에 체코 교환학생 준비과정 등을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들이 있습니다)

서류 준비도 꽤 복잡하고, 비자 신청 완료 후 발급이 되는 데에도 약 2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학기 시작 전 한 달 정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비자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여행 중에 대사관에 방문해야 하거나 최악의 경우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자 발급 외에는, VSE 측에서 보내주는 메일을 잘 읽고 그 절차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처음보는 다양한 웹사이트 들이 있어서 헛갈릴 수 있는데, Insis는 고려대학교의 blackboard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사이트로, 과제, 자료, 교수님 메시지, 성적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역시 이 사이트를 통해 하게 됩니다. ISKAM은 기숙사와 관련된 일들을 하는 사이트입니다. 기숙사 월세 납부, 기숙사 방 신청, 보증금 납부등은 모두 이 사이트를 통해 하며, 입주 후 세탁기, 청소기 사용 예약, 혹은 수리 신청 역시 이 사이트를 통해 합니다.

크게 크게 중요한 과정에 대해서만 언급하겠습니다.

1) 수강신청
VSE에서도 수강신청을 하게 되는데, Insis에 나와있는 수강가능 과목목록에서 학점을 고려하여 선택하면 됩니다. VSE의 학점은 ECTS라는 시스템으로 계산되는데, 고려대의 3학점은 VSE의 5 ECTS입니다. 12학점을 수강하고자 한다면 과목들의 총 학점 합이 20 ECTS가 되도록, 15학점을 수강하고자 한다면 25 ECTS가 되도록 선택하면 됩니다. 물론 21,22,23..ECTS도 가능합니다. 과목당 3,4,5,6 ECTS로 나눠집니다. (저의 경우 15학점=25ECTS를 수강하였고, 6 ECTS 2개, 4 ECTS 1개, 3 ECTS 3개, 총 6개의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한편, VSE 과목 중에는 intensive course (=block course) 라고 하여 연속 3일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4~5시까지 수업을 하여 3ECTS를 주는 수업들이 있습니다. 이 과목들은, 미국, 중국 등 해외 교수님이 VSE에 오셔서 그 나라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하는 수업입니다. 만약 이 3일과 자신이 원래 수강하는 과목과 날짜가 겹친다면 원래 강의 출석을 인정해줍니다. 최대 2개까지만 수강할 수 있는데, 저의 경우 총 6개의 강의 중 2개가 intensive course 였기 때문에 평소에는 일주일 강의 4개라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들을 정했다면 수강희망 과목에 등록해놓고, 고려대에서 하던 것처럼 수강신청 시간에 맞추어 신청하면 됩니다. 다만 고려대처럼 그렇게 치열하지는 않은 것 같고, 딱 시간에 맞춰서만 하면 웬만한 강의는 다 수강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시차를 잘 고려해야 하는데, 썸머타임이 시작되었는지 아닌지를 잘 확인하고, 정확한 시간에 수강신청해야 합니다.

(+ 수강신청에 대한 메일을 읽어보면, 결과적으로 수강희망과목들의 학점 총합 이상으로 수강해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수강 희망과목으로 등록해 놓은 학점이 30 ECTS 이었다면, 내가 희망하던 강의를 못 듣게 되더라도 내가 최종적으로 수강하는 강의들의 학점 총합이 30 ECTS를 넘어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즉, 실제로 수강하지도 않을거면서 일단 수강 신청해놓는 행동을 방지하고자 하는 규칙 같습니다.

저는 이 규칙에 대해 몰랐고, 일단 여러 개를 수강신청하고, 프라하에 가서 강의를 들어보고 몇 개를 빼자는 생각으로 9 강의 정도를 신청했습니다. 프라하에 오고나서 이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고 걱정했는데, 개강 이후 VSE의 교환학생 담당자 분께 어떠 어떠한 과목들은 삭제해 달라고 메일을 보내면 삭제해 주십니다. (다만, 반드시 최종 마감일 전까지 메일을 보내야합니다. VSE에 도착하여 오리엔테이션에서 다 설명해주십니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단 강의를 실제 수강할 학점 이상으로 신청해서 가고, 프라하에 가서 실제로 들어보고나서 메일을 보내 원치 않는 강의를 취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강의 명, syllabus만 보고 수강신청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실제 강의는 내가 예상하던 것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여러 개 신청해서 가고, 가서 강의를 실제로 들어보고 몇 개를 드랍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2) 기숙사 신청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으로 진행됩니다. VSE의 교환학생 기숙사는 11(12?)층과 9층짜리 건물 2개가 연결된 구조입니다. 방 종류에는 두 명이 화장실과 부엌 등을 공유하고 침실은 1인실인 것 또는, 세 명이 화장실과 부엌을 공유하고 2인칠 침실과 1인실 침실이 들어있는 것 등이 있습니다. 첫 번째 타입이 가장 비싸며, 3인 공유 플랫의 1인실, 3인 공유 플랫의 2인실 순으로 비쌉니다. (가격의 경우 학기별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 유형의 경우, 가격과 개인 취향 등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고층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저층에서는 기숙사 밖에서 학생들이 단체로 크게 떠드는 소리가 다 들리며, 1층에 모여서 요리하고 파티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소음이 다 들어오게 됩니다. 또한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개인 방에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술을 마시고 떠드는 것도 주로 저층 방에서 하는 듯합니다.

(+ 기숙사에 살면 소음 문제가 생각보다 거슬릴 수 있습니다. 문화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늦은 밤에도 친구를 방에 데려와 노래 크게 틀고 술을 마시고 밤 늦게까지 떠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못된 룸메이트를 만난다면 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거나 마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하게 피하고 싶으시다면, 같이 파견되는 한국인 학생과 같은 방을 신청하시고, 만약 파견되어서 소음이 매우 거슬린다면 직접 찾아가기보단 1층의 관리자분께 말씀드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3) 보험 가입
체코 비자 발급을 위해서 보험 가입이 필수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한 체코 대사관에서 추천하는 보험 회사 중에서 가입하면 됩니다. 저는 (www.pvzp.cz)에서 가입했습니다.
(+ 어느 블로그에서 외국인에게 경찰이 보험과 신분을 증명할 서류를 요구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여권, 학교 서류, 보험 서류 사본을 들고 다녔는데 실제로 보여달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4) 탑승권 구매
오리엔테이션 주간에 VSE 학생증을 발급해주는데, 그 학생증이 있어야만 학생용으로 할인된 가격에 탑승권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더불어 증명사진도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몇 장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문제는 학생증이 발급되기 전에도 트램이나 지하철 버스를 탈 일이 생긴다는 것인데, 역에 설치된 발급기에서 표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역에 설치되어 있는 것은 아닌데, 이런 경우 프라하 교통권 구매 어플이 있으니 설치하여 그 어플에서 구매하면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5) 통신사 개통
역시 학생증이 발급되어야 학생 할인이 가능합니다. 요금 납부는 기숙사 앞 상가에 설치된 ATM기기에서 이체하면 됩니다.

6) Buddy system 가입
이메일로 가입 링크와 방법을 안내해줍니다. 체코 가기전에 한국에서 가입해가야 합니다. 가입을 못할 경우 buddy를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VSE에도 우리처럼 교환학생에게 현지 학생을 배정해주는 buddy program이 있는데, 1대1로 배정됩니다. 학부생이 배정될 수도 있지만 대학원생이 배정될 수도 있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친해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운 좋게 잘 챙겨주는 buddy를 만나서 도움도 많이 받고 같이 놀러가기도 했습니다.)

+식당 3 곳 소개합니다
1. Conductor: 우연히 구글맵에서 찾은 햄버거 가게인데, 프라하에서 유명한 햄버거 가게보다 훨씬 싸고 맛있습니다. 시나몬 빵도 맛있어요. 포장해서 바로 뒤 공원 벤치에서 먹었는데 그 맛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2. 기숙사 근처 '본죽 엔 도시락 카페': 기숙사 근처에 본죽 체인점이 있습니다. 한식이 생각날 때 가면 좋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긴 한데 한국인 주인 아주머니께서 매우 친절하십니다.
3. POD VYSEHRADEM

+ 기숙사 근처에 한인 마트가 있는데 웬만한 거 다 있습니다. 가격도 괜찮습니다. 다만 가끔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할인 가격에 파는데 주의하세요.

대략적으로 쓰려고 했는데 사족을 너무 많이 붙인 것 같네요. 4개월 정도의 짧은 파견이었으나 뜻깊고 기억에 남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부지런하게 돌아다니고 여행 계획을 짜는 타입이 아니라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지만, 다른 교환학생들을 보면 열심히 돌아다니고 여행할수록 그만큼 남는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더불어 같이 파견된 한국인 학생들도 좋지만 파티나 수업에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시는 분들 모두 재밌고 의미 있는 경험들 안전하게 잘 하시길 바랍니다. 몇 장의 사진 첨부하면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