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 [클로즈업]`젊은 CEO’ 선택한 현대백화점 정지선...불도저식 공영경영으로 유통판 흔들까

2020.11.13 Views 1052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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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FETV=김윤섭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기 인사에서도 50대 젊은 사장을 대거 경영 일선에 배치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선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50대 젊은피로 구성된 CEO군단을 앞세워 내년 한해 불도저식 공격경영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내년 초 오픈 예정인 서울 최대규모 백화점인 여의도점은 정 회장과 그룹에게 가장 큰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 현대백화점그룹 깜짝 정기 인사 실시...젊은피 내세워=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도 조기 인사를 실시하면서 내년 전략 수립에 일찍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준비와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다. 또 지난해에 60년대생 사장단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세대교체에 나선데 이어 올해도 50대 사장단을 전면에 내새워 젊은 리더십을 공고히했다.

 

먼저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임대규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부사장)을 선임했다. 임 신임 대표는 1961년 생 만 59세로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입사해 2013년 현대그린푸드 식재사업부장(상무을)을 거쳤다.

 

현대L&C 대표이사 부사장에는 김관수 상무가 올랐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63년생으로 현재 57세다. 현대그린푸드 푸드1서비스사업부장(상무보)과 현대그린푸드 영남사업부장(상무을)를 거쳐 현 직책은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홍보실장(전무이사)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에는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전무이사)를 임명했다. 현재 58세로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패션사업부장(상무보)와 현대백화점 무역점장(상무갑)을 지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전문성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그룹의 지속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SPACE1, 이하 스페이스원)’을 4일 오픈했다. [사진=현대백화점]

▲  현대백화점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SPACE1, 이하 스페이스원)’을 4일 오픈했다. [사진=현대백화점]

 

◆ 올해 시내면세점, 공항면세점 이어 프리미엄 아울렛 등 공격투자=깜짝 정기 인사에 앞서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을 오픈하면서 올해 1년간 이어온 외형확장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은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아울렛 4호점으로 기존 교외형 아울렛에 미술관·공원 등 문화·예술적 요소를 결합한 국내 첫 ‘갤러리형 아울렛’이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아울렛 중 서울 도심과 가장 가까운 최적의 입지조건 ▲문화·예술을 결합한 갤러리 형태의 매장 구성 ▲사계절 쾌적한 쇼핑 환경 제공 ▲인지도 높은 310여 개 브랜드 입점 등을 앞세워 스페이스원을 수도권 동북부의 쇼핑·문화 랜드마크로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스페이스원의 입지적 강점과 다른 프리미엄아울렛에서 경험할 수 없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에게 국내 프리미엄아울렛의 새로운 가치와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지선 회장은 그야말로 공격적인 투자로 외형확장을 추진해왔다. 2018년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1호점을 오픈한 뒤 올해 2월 동대문점을 개점했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뛰어들면서 공격적인 확장 기조를 보였다.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입찰에서는 나서지 않았지만 2년만에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면세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면세점은 몸집을 키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잉 파워를 늘려야 수익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수적인 만큼 정지선 회장의 확장정책은 면세점 사업 실적도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다.

 

2018년 3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688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고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전년보다 78.0%나 성장한 4525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 3분기 매출액만 2554억원으로, 업계 3위 신세계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실 규모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영업손실은 2018년 419억원에서 지난해 712억원으로 늘었으나 올 3분기까지는 4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1% 줄었다. 올 들어 분기 영업손실도 1분기 194억원, 2분기 181억원, 3분기 118억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다른 면세점들이 확장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가적인 입찰을 통해 사업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우선 올해만 두 곳의 면세점을 오픈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 만큼 이 점포들을 안정화 시키는 데 주력하면서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또 면세사업 확장에 주력해온 황해연 대표가 퇴진하고 ‘현장통’인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 전무가 신임 면세점 대표로 선임되면서 향후 전략 수립에 시간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신임 대표는 현대백화점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해온 현장전문가다.

 

[사진=현대백화점]

▲ [사진=현대백화점]

 

◆ 사업 다각화 박차...SK바이오랜드 인수, 한섬통해 화장품기업 지분 인수=면세점외에도 신사업 진출에서도 정지선 회장의 질주는 계속됐다. 우선 지난 8월 천연 화장품 원료시장 1위 기업 SK바이오랜드를 인수했다. 현대HCN을 통해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경영권 포함)를 120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이다.

 

SK바이오랜드는 내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으로 1995년 설립됐으며, 2015년 SK 계열사로 편입됐다.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 5개 생산공장(천안·안산·오창·오송·제주)과 두 개의 중국 현지 법인(해문, 상해)을 운영중이다.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1063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가 화장품 원료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유연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SK바이오랜드 인수로 3대 핵심사업인 유통(백화점·홈쇼핑·아울렛·면세점), 패션(한섬), 리빙·인테리어(리바트·L&C)에 이어,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유통과 패션, 리빙 등 기존 사업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사업에서 대형 인수합병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방침은 현재 그룹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이 우선순위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도 현대HCN 매각 결정 당시 “앞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M&A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간 정지선 회장이 M&A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대에 거의 1년에 1건 정도로 기업인수를 진행했다. 그 중 가장 성공한 M&A로 꼽히는 것이 2012년 패션기업 한섬과 현대리바트다. 이 두 사업은 현재 그룹의 가장 큰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현대백화점은 2011년 LED조명업체 반디라이트(현대LED), 2013년 식품 가공업체 씨엔에스푸드시스템, 2015년 건설·중장비업체 에버다임(940억원), 2018년에는 건자재 업체 한화L&C(현 현대L&C)를 품으며 전방위로 영토 확장을 꾀했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비상(非常)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창사 첫 계열사 매각부터 사업영역 확장, 면세점, 아울렛, 백화점 출점까지 코로나라는 전례없는 불황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정지선 회장이 유통업계의 주도권을 쥐고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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