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apore] NUS 용현석 2011-2

2011.11.25 Views 1557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용현석입니다. 싱가폴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 아침, 다음에 NUS를 방문할 학우분들을 위해 후기를 작성합니다. 생활과 수업으로 나누어 작성할 계획이고 다소 주관적인 내용이 있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생활1: 주거>
NUS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경영대학에서 파견 온 교환학생 9명 중 8명은 U-town이라 불리는 곳에 살았고, 한 명은 PGPR이라는 곳에 살았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선발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가 PGPR에 사는 한 명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떨어진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지나고 보면,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있는 Type C에 살았지만 특별히 더위로 고생하지 않았고, 운동시설이나 식당, 편의점 등이 기숙사 내에 잘 갖춰져 있어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침대와 책상이 제공되지만 침구류는 제공 되지 않으니 한국에서 간단하게 여름용 이불을 챙겨오면 좋습니다. 

<생활2: 음식>
  싱가폴 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을 꼽으라면 그것은 식도락이 아닐까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해 있는 싱가폴의 특성 답게 학교 식당을 가더라도 10개 가량의 부스에서 50여개 이상의 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간혹 지나치게 짜거나 기름진 음식이 있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맛은 훌륭합니다. 학교 밖의 식당들은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교내에서는 한국 돈 4000원 이내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현지 음료와 조각으로 잘라 판매하는 과일도 추천합니다.

<생활3: 날씨>
  출국 전 가장 걱정했던 것이 날씨인데 결과적으로 지내는데 특별히 문제 없습니다. 낮에는 기온이 높이 올라가 덥기는 하지만 실내 어디를 가던 냉방이 잘 되어있고, 셔틀버스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야외에서 생활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 많지만 캠퍼스의 건물들이 모두 비를 피하면서 이동할 수 있도록 잘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비가 오고 우산이 없더라도 특별히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천둥과 번개가 너무 심해서 자다가 깜짝 놀라는 경우는 빈번합니다.

<생활4: 친구>
 기숙사나 수업.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교수님들이 팀별 과제를 많이 내주기 때문에 수업에서 같이 팀이 되는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게 됩니다. 5개의 수업에서 팀별 과제를 수행했고 8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일했군요. 영어실력 향상 뿐 아니라, 세계 구석구석에서 몰려온 친구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은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소통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참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수업1: MNO3301 Organizational Behavior - Matthias Spitzmuller>
고려대학교에서 전공필수로 인정되는 조직행동론 수업입니다. 독일 출신 교수님이 수업하셨고 한학기 동안 가장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3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되고 전반부는 다양한 형태의 실험이나 게임을 하고 후반부에는 이를 바탕으로 조직행동론과 관련 된 이슈를 토론합니다. 
예를 들면 4명씩 팀을 꾸려 스파게티 면으로 탑을 높게 쌓는 게임을 한 뒤에, 성공한 팀과 실패한 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차이를 분석하였습니다. 또 클래스를 두 개의 부족으로 나눈 뒤에 각자 부족의 행동요령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타문화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어떤 과정으로 형성되는지를 토론합니다.
조직운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고민해보고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통찰력을 기를 수 있었던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격주로 4번의 퀴즈와 4번의 에세이, 그리고 두 번의 프레젠테이션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경영대 수업에 비하면 널널한 편.

<수업2: FIN3101 Corporate Finance – Hassan Naqbi>
  전공선택으로 인정되는 기업재무 수업입니다. 교수님은 수업을 천천히 진행하는 편이고 두번의 시험과 3번의 case 과제가 있습니다. 수업 자체는 경영대학의 재무관리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다소 평이한 편이지만 과제 압박이 상당하고 거의 매주 팀원들과 모여서 숙제를 했습니다.
NUS는 학생들 마다 경영학내에서도 세부전공이 있고 학수번호가 3000,  4000대인 수업은 대부분 그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입니다. 저의 팀원들도 3,4학년으로 투자은행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친구들이 다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스 풀이에서 학생들의 수준이 상당합니다.

<수업3: FIN3102 Investment Analysis _ Qian Wenlan>
  전공선택으로 인정되는 투자론입니다. 가장 demanding 하면서도 배우는 것이 많았던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강의 준비를 정말 열심히 해오시고 단기간 안에 많은 것을 전달해 주려고 노력하십니다. 학기 말 과제로 팀 별로 투자자를 가정하고 가상의 펀드를 운영해 수업에서 배운 모든 내용을 활용해 펀드의 성과를 분석합니다. 학기말에 과제가 쏟아지니 유의하세요.

<수업4: ES2002 Business Communication>
일반선택으로 인정되는 교양입니다. NUS 경영대에서 졸업생들이 사회 생활에서 필요한 communication skill을 교육하기 위해 만든 코스로 굉장히 실용적인 수업입니다. 모의로 싱가폴 소재의 의류회사를 컨설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oral presentation/ report writing/ business letter writing등을 배웁니다. 12명 정도의 소규모 그룹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매 발표마다 나머지 11명의 학생들이 presentation에 대한feedback을 줍니다. 매 주말 모여서 과제나 발표 준비를 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발표 능력과 영어 작문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던 수업입니다.

<수업5: GEK1006 Dynamics of interpersonal communication - Dr.Vasu>
  다른 수업에 비해 널널하고 재미난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 합니다. 교수님도 심각한 내용을 가르치기 보다는 학생들을 웃기는데 더욱 전념하시는 듯 합니다. 매주 300명 정도의 학생이 모여 lecture를 듣고 격주로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여 2시간동안 토론하는 tutorial을 진행합니다. Tutorial에서는 화난 여자친구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분노, 절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하고 관리할 것인가/ 부모님과의 관계를 시기별로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 등의 재미난 주제에 대해서 토론합니다. 소규모로 만나 솔직한 얘기를 하다 보니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던 수업입니다. 학기말에 객관식 퀴즈와 에세이 시험을 연속해서 봅니다.

<수업4: Making sense of sociology_ Tom Ern She>
  개인적으로 사회 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수강하였습니다. 역시 Lecture와 Tutorial로 구성되어 있고, Lecture에서는 사회학의 각 분야에 대해 일반적인 이론을 교수님이 강연해 주시고 Tutorial에서는 controversial한 issue들을 토론합니다. 권력 재생산 장치로써의 미디어/ 페미니스트 입장에서 살펴 본 가족의 역기능/ 혼전순결/ 사회 계층화와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들. 제가 속해 있던 tutorial 그룹에도 한국, 중국, 인도, 싱가폴, 베트남, 미국, 독일, 스웨덴,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모여 있었고 다양한 견해를 듣고 토론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총평>
도착한 지 1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한 학기가 지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1년 정도 휴학하고 놀다가 복학을 해서 1)간만에 공부나 실컷 하자 2)건강 관리를 위해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1)번은 개강 첫 주부터 아주 충분히 지나치게 만족스러웠고 2)번 또한 한 학기 동안 한층 건강해져서 돌아가는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6과목이나 수강하느라 바쁜 한 학기를 보냈지만, 어제 밤 늦게까지 일일이 전화하며 나중에 꼭 세계 어디서든 다시 만나자며 기약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제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이 추후 파견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지원 과정에서부터 파견 생활까지 도움 많이 주셨던 이진주 선생님을 비롯한 국제실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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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US_2011_fall_용현석.doc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