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Zheijang University 최성남 2009-2
2010.10.06 Views 1151 경영대학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니하오 말고는 말할 수 있는 문장도 몇 개 안 되는 짧은 중국어 실력으로 무턱대고 이곳 항주에 온지도 1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 중국에, 그리고 여기 항주에 왔을 때 받은 그 신선한 문화적 충격들과 적응 안되던 날씨며 음식들도 이젠 일상이 되어 돌아갈 날을 생각하니 오히려 이대로 계속 머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이 후 이 곳으로 오게 될 학우들 또한 중국의 무한한 매력을 잘 느낄 수 있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후기를 남기려고 한다.
우선 내가 교환학생으로 온 곳은 중화인민공화국, 절강성(우리나라의 도 개념), 항주시의 절강대학교 관리학원(경영대 단과대 개념)이다. 항주시는 상해 바로 남쪽에 위치한 절강성의 성도(우리나라의 도청소재지 개념)로서 제주도보다도 남쪽에 위치한 대표적인 남방 지역 도시이다. 중국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도시이지만, 항주의 소득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으로 중국 내 수위를 차지하는 부자도시 중 하나이다. 그런 만큼, 도시는 전체적으로 꽤 깨끗한 편이고 치안도 안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계획 없이 돈을 쓰다간 한국에서보다 이상으로 지출이 늘어나게 될 수도 있다. 날씨는 여름은 매우 무덥고 겨울은 매우 추운 편으로 한국에서 더위나 추위에 약하다면 이곳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데 고생하게 될 것이다.
절강대는 중국 내 1,2위를 다투는 북경대, 청화대에 이어 인민대, 복단대, 상해교통대 등과 함께 3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상당히 우수한 학교로, 학생들 또한 배움에 대한 의욕이 넘친다. 캠퍼스 또한 드넓은 중국 땅만큼 매우 큰 규모에다, 그런 캠퍼스가 항주시 안에서만 네 곳 이상 흩어져 있다. 경영대 수업이 열리는 곳은 ‘즈진강’ 캠퍼스로, 안에 큰 호수도 있고 매우 넓어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이 교내에서 자전거를 이용한다. 골프카트를 개조한 교내 셔틀도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수업방식은 한국과 특별한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이용해 강의를 진행하고, 한국처럼 그룹과제/발표가 주어지며 중간/기말 고사를 치르게 된다. 절강대 교환학생 신청조건에 특별히 중국어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걸로 되어 있는데, 그러나 고려대만큼 영강비율이 높지 않아서 영어로 경영대 과목을 듣고자 한다면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때문에 경영대 과목만으로 학점을 채우기에는 약간 부족하고, 동시에 다른 단과대의 수업(예를 들어 국제학부의 영어관련 수업들)을 교양과목으로나마 이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중국어로 수업을 듣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면 경영대 과목만으로도 충분히 선택이 가능하다.
고려대에서는 버디프로그램, 혹은 교환학생 관련 오리엔테이션, 행사 등등 담당 부서와 여러 프로그램이 갖추어져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곳에는 그런 게 없다. 따라서 중국인 친구를 만나고 싶다면 직접 자신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수업에서 먼저 말을 걸어 친해지던가, 혹은 길에서 붙자고 말을 붙이던가 해야 한다. 중국인 기숙사와 외국인 기숙사는 학교 내에서도 꽤 멀리 떨어져 있고, 외국인 기숙사에는 대부분이 한국인 유학생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있다가는 좀처럼 중국어를 사용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절강대는 봄/여름/가을/겨울의 4학기 제를 시행한다. 따라서 수강신청 또한 4번을 해야 하며 교환학생들은 관리학원 사무실을 찾아가서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듣고 싶은 수업을 얘기해서 대리신청을 부탁하거나, 혹은 절강대 인트라넷(고대의 KUPID와 같은.)의 로그인 ID/PW를 받아 직접 신청할 수도 있다. 수업은 첫 수업이 8시부터, 마지막 수업이 9시에 끝난다. 특이한 것은 주말에도 정식수업이 열려 어떤 학생들은 토요일, 일요일에도 수업을 들으러 가기도 한다.
숙소는 일반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에 거주하도록 권유 받는데, 중국어에 자신이 있다면 학교 부근의 방을 알아봐서 개인적으로 지내도 문제없다. 기숙사는 한 달에 1500위안의 방세에 수도세, 전기세, 인터넷 비를 따로 부담해야 하는데다가 매일 밤 11시에 출입문을 잠궈버리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다. 절강대 본과생들은 출입카드가 있지만 교환학생에게는 발급해주지 않기 때문에 혹시나 늦어버리게 되면 다른 학생이 지나다닐 때까지 기다리다가 같이 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가끔씩 아무 얘기 없이 문을 따고 들어와서는 일방적으로 자기 용무를 말하는 기숙사 사감 때문에 놀랄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기숙사 근처에 슈퍼와 세탁소, 미용실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들은 다 갖추어져 있는 편이라 생활 자체에는 큰 불편이 없다. 다만, 즈진강 캠퍼스 자체가 항주시 외곽에 위치한 관계로, 큰 식당, 술집, 영화관, 서점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한참을 나가야 한다. 외부의 방은 그 시설에 따라 기숙사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부터 배가 넘는 방까지 여러가지가 있다. 잘만 구한다면 저렴한 값으로도 기숙사보다 나은 방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잘 고려해 숙소를 정하면 된다.
한가지 미리 알고 와야 할 것은 곳의 관공서, 학교 내 사무실, 혹은 식당(고급식당은 제외하고)에서 한국에서와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무처리가 굉장히 더딘 편이라 여러 번 재촉해서 말하지 않으면 시간낭비하기 일쑤고 태도 또한 한국과 비교하자면 당장 고객신고가 접수될 정도로 불친절한 편이다. 또한 툭하면 말 바꾸기를 일삼는 편이라 중국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거짓말을 해도 고스란히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 이곳에 와 적응이 되지 않았을 땐 매번 화가 나서 짧은 중국어로 싸운 적도 여러 번이다. 기본적으로 식당들은 위생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며 종업원들에게서 서비스정신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중국사람들은 한국인들에게 꽤 호의적인 편이라 택시나 길에서나 한국사람인 것을 발견하면 대부분 반갑게 웃으며 말을 걸어준다.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오긴 했지만, 정작 나 역시 이전까지는 중국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했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도 없었다. 그리고 1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아직도 드넓은 중국과 그 곳에 사는 사람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한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여전히 놀라고 있으며 때로는 화나는 일도 있고 실망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럴 때 즈음이면 또한 느끼게 되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대단함, 이 나라 사람들의 저력을 보면 가끔은 무섭기까지 하다. 여건이 된다면 이곳에 더 머무르며 중국을 관찰해 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더욱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절강대로, 혹은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오기로 결정한 학우들의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수강과목 리스트 예시
Business English(영강)
– 비즈니스와 관련된 여러 토픽들을 영어로 다룬다. 내용은 대부분 경영대의 원론적인 과목들 수준이라 수업에 큰 어려움은 없다. 매주 조별 발표가 있어 조별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한다.
Oral Business English(영강)
– 비즈니스와 관련된 영어회화스킬을 다룬다. 여러 비즈니스상황에서의 대화를 영어로 연습하게 된다. 역시 조별 발표가 있고 거의 매시간 실제 롤플레잉을 하게 된다.
Enterpreneurship Leadership(영강)
– 미국에서 초빙된 미국인 교수님이 이틀에 걸쳐 하루 6시간씩 강의하는 일종의 이벤트성 강의이지만 물론 학점 인정은 된다. 특별한 시험과 과제는 없고 참여하는 것만으로 1학점을 받을 수 있다.
International logistics(중강)
– 중국어 교재를 가지고 중국어로 강의한다. 한국에서의 전공선택과목에 해당하는 과목에다가 비인기과목이라 그런지 수강생들도 거의 없었다. 특별한 조별활동은 없으며 중간에 레포트와 기말고사가 있다. 국제무역거래와 관련된 이슈들을 주로 다룬다.
Network Marketing(중강)
– 역시 중국어 교재를 가지고 중국어로 강의한다. 마케팅과목은 보통 한국에서 인기과목에다가 수업 내 과제며 발표며 활동들도 많은데 이 수업은 그냥 강의식으로만 진행되어 지루한 편이었다. 인터넷 상에서의 마케팅 관련 이슈들을 주로 다룬다.
Strategic Management(영/중)
– 고대의 ‘경영전략’ 과목에 해당하는 과목으로, 매주 조별프레젠테이션에 교수님의 학생들에 대한 요구도도 꽤 높아서 활발히 참여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영어, 중국어 혼용수업이었는데, 정작 대부분의 수업진행은 중국어로 하다가 몇몇 중요한 이론적 포인트에서만 영어를 사용한다. 중국어 교재를 사용하며, 과제나 발표는 영어로 해야 한다.
Integrated Entrepreneurship Designing – Starting New Business 에 대한 내용을 아카데믹하게 자세히 분석한 교과서를 이용한다. 정작 수업은 주로 교수님의 케이스리뷰와 PPT로 이루어진다. 초반에는 영어로만 수업이 진행됐지만 후반에는 중국 학생들의 이해를 위해서인지 상당부분을 중국어로 진행했다. 중간의 조별 과제와 기말고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