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페인] 2019 국제인턴십 체험수기

2019.09.19 Views 2122 경영대학

  LG전자 스페인에서의 나날들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성장의 기회였습니다. 평소 해외 취업을 꿈꾸면서도 한국 대기업의 문화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던 저에게 LG전자 스페인법인은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었습니다. 제 예상과는 달리 법인의 직원 구성은 한국인보다는 현지 직원 위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 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언어 역시 스페인어였으며, 해외 법인에서 생활할 경우 현지 언어 구사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LG전자 스페인법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주요 부서의 팀장이 한국인 주재원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위의 Sales Director 중에는 현지인 직원도 다수 있고, 무엇보다도 법인장이 현지인이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해당 법인이 한국인 위주로만 운영되는 법인이 아닌, 현지화 과정을 상당히 거친 법인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LG전자 스페인법인에서 6주간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진행한 업무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작업은 경쟁자 분석으로, 이는 LG전자 및 경쟁사의 카탈로그를 분석하여 현재 제조/판매 중인 모든 제품의 스펙과 가격 정보를 파악한 후,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El Corte Ingles나 Carrefour, 그리고 Media Markt에서 이 중 어떤 제품이 어떤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스페인 에어컨 시장에서 경쟁 중인 주요 회사들의 제품 정보와 판매 순위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작업은 매주 전달받는 채널 PSI 자료(회사가 거래처로 판매하는 Sell-In, 거래처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Sell-Out, 그리고 거래처의 재고 정보인 Ch. Inventory)를 각 엑셀 계정에 업데이트 시키는 작업이었습니다. 에어컨은 크게 CAC(Commercial Air Conditioner)과 RAC(Residential Air Conditioner)로 나누어지는데, 같은 거래처라 해도 CAC인지 RAC인지에 따라 CPSI 자료에서 크게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엑셀 계정에 업데이트 시킨 후 피벗 테이블 및 차트를 통해 변화 추이를 살펴봄으로써 각 거래처의 매출 및 재고 규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상관 관계를 도출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Sell-in과 Sell-out에 따른 재고 규모의 변동에 있어서 그 오차는 무슨 요인으로부터 기인하였는지 생각해볼 때는 회사 데이터 외에도 기후와 같은 외부적 요인의 중요성을 발견하였습니다. 스페인 기상청 사이트를 참고하여 당해 년도의 기후 변화 리포트를 제작한 결과 매출과의 높은 상관성을 발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주요 업무는 마드리드나 에어컨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Levante 지역의 주요 도시인 발렌시아에 위치한 전자제품 판매 매장 Media Markt(우리나라의 하이마트에 해당하는 업체)을 방문하여 LG전자 에어컨 제품의 진열 및 판매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특정 지역에 여행을 갔을 때 짬을 내 현지의 Media Markt을 방문하여 매장 내 진열된 에어컨의 사진을 촬영하고 자료를 수집하였습니다. 같은 Media Markt임에도 불구하고 마드리드 지점과 발렌시아 지점은 진열된 상품의 브랜드 및 가격에서 매우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드리드 지점에는 전체 진열 상품 중 LG전자 제품이 다수 존재하고 가격대도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여러 종류가 있었지만, 발렌시아 지점은 보급형 제품이 주로 진열되어 있었으며 브랜드 역시 Media Markt 계열사 제품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업무를 6주간 수행하면서 LG전자 스페인 법인 특유의 기업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 법인의 문화는 한국의 기업문화와 현지 문화가 섞인 형태를 보이는데, 이는 크게 조직 구조, 복지 제도, 일의 효율성, 직원 교육,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에서 드러납니다. 조직 구조에 있어서 현지 법인은 상당히 수평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직원 간의 소통에 있어 상대방의 직급을 부르기보다는 이름으로 부르는 모습과 직책에 상관없이 격의 없는 인사를 나누는 점에서 한국 회사의 분위기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또한 휴가 사용으로 대표되는 복지 제도에 있어서도 한국의 일부 회사처럼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결재를 받는 문화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정에 맞춰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현지 직원들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스페인 현지 직원들에게 있어 일과 생활은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앞지를 수 없는 요소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직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일의 효율성에 있어서는 현지 법인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일반적인 대기업에서 채용된 신규 인력이 업무에 투입되기전 상당한 교육을 받는 것과는 달리, 현지 법인에서 채용한 인력들은 별다른 교육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업무를 익혀 나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더 나아가 유연한 근무시간 및 여름의 빠른 퇴근 시각(8~9시 30분 자율 출근 & 15~16시 30분 자율 퇴근)은 직원들에게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보장해주기도 하지만 일의 효율성에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여러 법인 및 부서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해외 법인의 업무 특성상 담당자가 부재하면 업무가 진행될 수 없는 경우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오후 3시가 되면 많은 직원들이 퇴근하기 때문에 퇴근 시간 이후로는 부재중 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본 보고서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지 법인에서 주재원과 현지 채용 직원들 사이의 융화 정도입니다. 비록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일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주재원과 현지 채용 직원들 사이에는 국적과 관계없이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일과 관련된 사안 외에는 거의 접촉하지 않고,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 주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융화 정도가 그리 크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본사에서 파견된 주재원과 현지에서 채용된 인력 사이에는 인식 및 그 대우에 있어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였으며 이는 같은 한국인 직원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향후 한국 기업의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것을 희망하는 입장으로서 현지 주재원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큰 소득이었습니다. 해외 주재원은 주로 같은 주재원들과 서로 어울리는데, 주재원 사회의 문화는 한국의 그것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비록 장소는 외국이지만 한국 대기업 특유의 회식 및 음주 문화는 본국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는 여타 법인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제가 해외 주재원에 대해 막연하게 가져왔던 환상과 실제 생활 사이의 괴리감이 매우 크다는 것 역시 이번 인턴십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 주재원은 자신의 업무 외에도 본국에서 온 출장자를 항상 챙길 수 있어야 하며, 법인 내부에서 현지 직원들과 Director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아 관계를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근무할 때에 비해 훨씬 높은 업무 강도를 감당해야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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