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indo 인도네시아] 2015 국제인턴십 체험수기

2016.04.08 Views 3867 경영대학

KORINDO GROUP 인도네시아(자카르타)
경영학과 12학번 최성희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해외에서 일을 한다는 건 해외에 어떤 연고도 없기에 너무나도 생소하면서도 자신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은 사실상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왔던 것이었다. 7 월 23 일 출국부터 8 월 25 일 회사 내에서 활동보고서 발표를 끝마치기까지 약 34 일까지의 여정은 나에게 많은 것을 남겨다 주었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모른다’라는 교훈이 가장 중요한 깨달음 중 하나였다. 해외 인턴십을 신청하기 전 들었던 국제경영론이라는 수업에서 인도네시아는 참 매력적인 나라로 묘사되었다. 세계 약 4 위의 인구, 넓은 국토, 그에 퍼져있는 많은 자원들, 값싼 노동력 등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잠재력을 미리 알아보고 1960 년대부터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 나라가 바로 현재의 ‘코린도 그룹’이다. 코린도 그룹은 합판 사업으로 시작하여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인도네시아 최대의 한상 기업이자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에도 올라가 있는 기업이다.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의 매력과 기업 규모, 새로운 사업 분야에 대한 호기심 등에 대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이번에 인도네시아 코린도로 인턴십을 신청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무작정 찾아간 인도네시아에서 코린도는 나에게 물적으로 많은 것을 제공해주었다.

일단 코린도는 모든 한국인 직원들에게 출퇴근 차량을 지원해준다. 뜬 눈으로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매력적인데 8 시에 출근하여 오후 6 시에 대부분 칼퇴근했으며 ‘위스마 인다’라는 사택에서 묵을 수 있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사택과 회사에서 한국보다 더 한국스러운 한식이 제공되었다. 그렇지만 5 주간 대부분의 경우 저녁을 부서 사람들과 회식으로 함께하여 숙소 식당에서 먹을 일이 많이 없었다. 사실 심적으로는 더욱 더 많은 것을 제공받았다. 예전의 코린도 인턴십 프로그램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퍼져있는 코린도 사업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번부터 한 부서에만 오래 있는 것이 학생들에게 유익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나는 본사의 ‘재무지원본부’ 내 회계 담당 팀에서만 일하게 되었다. 부서에는 한국인 6 명, 현지인은 약 30 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놀랐던 것은 거래 명세서를 확인하여 장부를 기입한다던지 재무제표를 만든다던지에 대한 일차원적인 일은 현지인이 담당하고 있었다. 말단 인턴 사원조차 커피를 탈 필요가 없었다. 한국인은 그들을 관리하는 역할이었으며 해 온 일에 대한 검수가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현지인들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 분들은 현지인을 대할 때 항상 인니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인니어를 배우지 않으면 힘들다. 대부분의 기업 구조가 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부서 분들은 높은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인니어 회계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무 지식을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으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사실 인턴 시작할 때 처음 배워야 하는 것이 일차원적인 일인데 현지인들이 다 그러한 일을 하고 있어 이번 인턴은 일을 하는 것보다 배우는 것 위주로 진행되었다. 회계 자격증도 없고, 학교에서 배웠던 회계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했기 때문에 원칙적인 것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배우게 되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상무님께서 매일 1 시간 내외씩 할애해 주셔서 원칙과 실무 모두를 아우르는 회계를 가르쳐주셨고, 인니어도 최대한 많이 알려주시려고 했다. 5 주간 배운 것이 코린도 그룹에서 받은 노트를 반 정도 채울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는데, 배웠던 내용은 재무제표를 읽기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회계 원칙(거래의 8 요소, 수입 발생주의 등)부터 시작하여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에 대한 세세한 항목까지 확인하였다. 또한 손익을 계산하기 위하여 필요한 제조원가, 판매원가 계산과 그를 위한 수불법까지 차근차근 배우게 되었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과는 달랐던 것이 바로 직접 재무제표를 보면서 배웠다는 것이다. 합판, 팜오일, 물류, 제지 등의 재무제표를 아낌없이 보여주셨고 그렇게 회계에 하나 하나 눈을 떠갔다. 코린도 그룹은 특히나 회사가 많아 각 사업군별로 나타나는 특징적인 재무적 구조 또한 볼 수 있었다. 회계 계정에는 법인세도 포함되어 있어 세무 업무 또한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세법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었다. 수출, 수입을 위한 관련 서류들(Commercial Invoice, Packing List, BL)에 대해서 볼 기회도 생겼다.

재무제표는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사업장을 보는 것과 장부 상으로만 보는 것은 다르다. 본사는 자카르타에 있지만 자카르타 근교에는 여러 사업장이 있어 재무지원본부에서는 매주 수요일 다른 사업부를 견학시켜 주셔 다양한 업무, 재무제표에 대한 실무적 이해를 더욱 용이하게 해주셨다. 그렇게 해서 다녀온 사업부는 중공업사업부, 제지사업부, 부동산사업부의 휴게소 사업장, 물류사업부가 있으며 다녀온 후 모두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또한 실제로 배운 회계 지식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시켜주시기 위하여 7 월까지의 한 사업장 재무제표와 투자 회계보고서를 검토할 일도 생겼다. 합계잔액시산표와 항목을 일일이 대조하며 확인하다보니 그간 배웠던 것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도 발견하였으며 상무님과 부장님께서 이를 칭찬해주셨다. 재무제표를 읽는 법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용과 재무제표 작성용으로 만든 계정과목 코드를 수정하는 과제도 맡았다. 쉬는 시간마다 짬짬이 해야 하는 과제였으며 영어 오타가 없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특별채용을 위한 학교 경력개발센터 연락처 조사 및 지원서 새로 만들기, 번역, form 만들기, 찔리웅 강가 청소 CSR 참가 등은 그 외에 맡은 업무이다. 원체 여유로운 인도네시아인의 특성상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하는 것도 여유로웠다. 내가 꿈꾸던 일과 생활의 균형이 맞는 삶이었다. 우리 부서만의 특징이었지만 아침마다 약 1 시간정도 티타임을 가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일을 시작하였으며 자카르타에는 한국에서의 편견과는 다르게 깔끔하게 만들어 놓은 몰만 굉장히 여러 개라 주말에 할 일이 없으면 몰에 나가 쇼핑과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그 외에 우리가 없이 동물들을 풀어 놓은 Taman Safari 에 놀러 가기도 했으며,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기에 화산을 볼 수 있어 방문한 수라바야 브로모 화산, 발리 휴양 또한 모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하였다. 또한 처음부터 결정권을 가지고 관리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과는 매우 큰 차이점이라서 한국에 돌아가서 진지하게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해 보는 것을 고려해 볼 정도로 짧지만 너무나도 귀한 깨달음,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을 얻고 가는 시간이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고려대학교 국제처, 코린도 총무부, 재무지원본부 등 마음 써주셔서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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