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zech Republic] Prague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 19-2 김남규
2020.03.04
Views 1306
김남규
2019년 2학기에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University of Economics, Prague(VSE)로 파견 갔다 온 15학번 김남규입니다. 본 후기가 프라하로의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됨과 동시에 출국 전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 파견교 소개
프라하 경제대학교(VSE)는 한 학기를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학교였습니다. 본교에 비해 자그마한 규모의 학교이지만 캠퍼스 인프라, 주변 환경, 기숙사 등 대부분이 만족스러웠고 경영학, 경제학 관련해서 본교에서 열리지 않는 다양한 수업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에 대한 부담도 본교에 비해 확연히 적은 편이라 학교를 벗어나 학업 외적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되었습니다. 또 소수이지만 서울대, 서강대, 건국대 등에서도 교환학생을 파견하고 있어 타지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수강신청을 비롯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중요한 학사일정에 대해서는 메일로 상세한 안내가 왔습니다. 메일함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안내받은 대로 움직이면 무엇이든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수강신청은 본교처럼 선착순이 아니라 긴 기간을 두고(19-2학기의 경우 6월부터 8월까지) 희망과목 등록을 받습니다. 그 기간 안에 듣고 싶은 과목을 신청해 두면 정원 안쪽인 경우 수강 확정이 되고, 희망인원이 정원을 초과한 경우엔 내부 시스템에 의해 자동 선발되는 시스템입니다. 선발 기준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경우 정원을 초과해 한 번 reject 된 적이 있습니다. 드문 경우지만 설령 이 때 선발되지 못했어도 빈 자리가 생긴다면 선착순으로 2차, 3차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역시 이 때 다시 넣어서 성공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교환학생들은 무난히 들어간다고 합니다. 수강신청은 본교 포탈 개념인 insis.vse.cz 라는 사이트에서 진행되고 수강신청 일정을 비롯해 안내사항, 개설과목 등은 https://exchange.vse.cz/students/accepted-students/course-registration/#Course_registration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수강한 수업
1. Quality of Working Life(6ECTS)
Lecture와 Seminar로 이루어져 있으며 Lecture 시간에는 교수님의 강의 위주, Seminar 시간에는 조별토의 위주로 진행됩니다. 세계의 노동환경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이며 gender issue, diversity issue, HR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았고 시험 두 번, 팀프로젝트 발표 한 번으로 구성된 평가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출석체크는 매번 했습니다. 가볍게 들으며 전공선택으로 인정받기 좋은 과목이었습니다.
2. Personnel Management 1(6ECTS)
본교의 인적자원관리 대체 과목으로 전공선택 인정되었습니다. 역시 Lecture와 Seminar로 이루어져 있으며 Lecture 시간에는 PPT에 기반한 교수님 강의, Seminar는 짧은 분량의 케이스 자료에 기반한 자유로운 의견 공유 시간이었습니다. 인사관리 전반에 대해 다루었으며 종종 현직자의 생생한 경험을 들어볼 수 있는 Guest lecture 시간도 있어서 HR분야에 관심있다면 들어볼 만한 수업이었습니다. 평가는 시험 두 번, 팀 페이퍼 작성, 발표 한 번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시험은 객관식이라 부담이 없었고 팀프로젝트는 꽤 분량이 있어 시간투자를 제법 했습니다. 다만 준비기간은 상당히 넉넉했고, 전체적으로도 어려운 수업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3. Behavioral Finance(3ECTS)
본교에는 개설되지 않는 행동재무분야 수업입니다. 심리학과 재무학에 근거해 인간의 재무행동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본교의 투자론, 기업재무 정도를 수강하셨다면 무난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러지 않았더라도 내용을 깊이있게 다루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Lecture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그 마저도 팀 발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 교수님 강의내용은 별로 없었습니다. 시험은 기말 한 번인데 어려운 문제는 없었고 수업시간에 다룬 이론이나 내용을 이해하고 간략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패스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출석체크는 하지 않았습니다.
4. Economics and Psychology(4ECTS)
경제학, 심리학 베이스가 없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수업입니다. Lecture로만 이루어져 있으나 PPT 분량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 흠이었습니다. 다만 수업이 주로 흥미로운 연구와 그 결과에 대한 설명으로 진행되어 공부하기엔 재밌었습니다. 심리학에 흥미를 느끼시는 분이라면 더욱 추천할 만한 수업입니다. 두 번의 시험 모두 어렵진 않았으나 커버할 범위가 많았다는 점이 힘들었고 학기말에 페이퍼 하나를 읽고 짧은 에세이로 요약하는 과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사회과학적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출석체크는 하지 않았습니다.
5. Introduction to Game Theory(4ECTS)
Lecture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게임이론의 기초를 다루는 수업입니다. 이번 학기 수강한 5개 과목 중 그나마 가장 난이도가 있었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고 성취감도 가장 컸던 수업이었습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나갔기 때문에 선수과목은 따로 필요하지 않았지만 수업을 잘 따라가며 논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교수님의 영어도 간결하고 유창하셔서 듣기 편했습니다. 두 번의 시험과 두 번의 간단한 팀과제가 있었는데 연습문제와 풀이를 올려주시기 때문에 몇 번 반복해서 풀다 보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습니다.
위 과목 중 1,2,3은 전공선택, 4,5는 일반선택으로 인정받았으나 이는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참고만 바랍니다.
4) 기숙사
기숙사 2개 동 중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Jarov Ⅲ F. (Eislerova)동에 살게 됩니다. 신축 건물은 아니지만 방, 공용공간, 로비 등 내부 시설은 깔끔하고 불편함 없어서 지내는 동안 만족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도 리셉션 데스크 직원분들께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까지의 거리도 트램으로 15분 정도로 멀지 않았습니다.
방을 혼자 쓰고 플랫(주방, 화장실, 욕실)은 2명이 공유하는 Single room과 방을 2명이서 쓰고 플랫을 4명이 공유하는 Double room이 있는데 싱글룸은 월 45만원, 더블룸은 월 30만원 선이었습니다. Double room의 경우 한 플랫에 최대 4명이 생활하게 되므로 본인의 스타일과 생활패턴을 신중히 고려하여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숙사 신청 역시 관련정보를 사전에 메일로 보내줍니다. ISKAM 4라는 사이트에서 신청을 하게 되고, 희망하는데 들어가지 못한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선착순 신청이므로 원하는 타입이나 층의 방이 있다면 신청시간에 맞춰 빠르게 클릭하시는 게 좋습니다. 관련 정보는 https://accommodation.vse.cz/students-accommodation/international-students-exchange-vse/application-for-accommodation/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생활 및 기타
-버디 프로그램
VSE에도 버디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버디 매칭을 희망하는 지 묻는 메일을 받게 되며 희망할 경우 ESN VSE Prague를 통해 현지 학생과 매치가 됩니다. 필요할 경우 버디로부터 가장 쉽게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정의 금액을 내고 회원 등록을 하고 회원카드를 받으면 ESN에서 그 학기에 운영하는 다양한 액티비티(19-2학기의 경우 브루어리 투어, 스카이다이빙, 시내, 근교 투어 등)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회원의 경우 유용한 할인 혜택도 제공하는데 유럽 내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에서 무료 수하물 추가 및 15% 할인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요 이동수단인 플릭스버스 할인도 제공됩니다. 학기 중 또는 종강 후에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혜택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가, 식사
프라하의 외식 물가는 중심 관광지를 제외하면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마트 물가는 훨씬 저렴한 편이므로 생필품이나 식재료 구매는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기숙사에도 방마다 조리시설이 있고 예약 후 사용할 수 있는 넓은 공용주방도 있기 때문에 요리해서 먹기도 편하고, 외식을 한다고 해도 북, 서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적은 예산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학교와 기숙사에도 역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가능한 학생식당이 있긴 하지만 외식비 부담이 적다는 점은 프라하 생활의 정말 큰 이점이었습니다. 필요한 경우 한국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자그만 한인마트가 기숙사 근처에 위치하고 있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도시 답게 한국음식점도 시내 곳곳에 있는 편이라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한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Lidl, Kaufland 등 대형마트도 기숙사 주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프라하 교환생활에서는 체코인들의 일상이자 문화인 맥주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다양한 종류의 맛있는 맥주를 정말 저렴한 가격에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프라하행을 확정하신 분들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부담없이 맛있는 맥주 한 잔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유심
유심은 Vodafone사에서 ISIC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요금제에 가입해서 사용했습니다. 매달 499 코루나 정도의 합리적인 비용으로 12기가의 데이터가 제공되어 넉넉히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유럽국가 내에서도 사용 가능하여 여행 다니면서도 끊김없이 잘 사용했습니다. 최초에 지불하는 한화 10만원 상당의 보증금은 귀국 전 환급신청을 해서 환급 받을 수 있습니다.
-날씨
제가 머물렀던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프라하의 기온은 서울과 비슷했습니다. 늦여름까진 한낮 최고 섭씨 30도까지 오르내릴 정도로 덥지만 9월 이후로는 낮엔 선선하고 밤엔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내륙 국가라 겨울은 비교적 추운 편이니 2학기에 파견을 가신다면 패딩이나 따뜻한 옷을 꼭 구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해가 급격히 짧아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겨울에는 4시에 해가 지기 시작하고 5시가 되면 완전히 어두워지며, 비는 자주 오지 않지만 흐린 날이 많아졌습니다.
-여행
유럽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체코는 다른 국가를 여행하기에 훌륭한 장소였습니다. 금요일이나 월요일 공강을 만든다면 마음먹기에 따라 주말을 이용해 학기 중에도 주변국들을 충분히 여행할 수 있었고 버스, 항공, 철도 등 다양한 교통편으로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학기도 3개월 반 정도로 길지 않은 편이라 학기 전후로 장기 여행을 잡아도 추후 일정에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종강 후 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음에도 한국에 여유있게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6)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자와 보험이 전부일 것입니다. 우선 보험은 가장 보편적으로 www.pvzp.cz 라는 보험사에서 많이들 듭니다. 보험은 대사관에서 장기비자발급을 위해 요구하는 필수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위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basic standard 상품 정도면 무난히 커버됩니다. 더 비싼 상품을 선택하거나 추가적인 보험을 더 들 수도 있지만 저는 기본 상품으로 만족했습니다. 다음은 비자입니다. 체코 대사관 비자 발급이 악명높은 이유는 준비할 게 많아서 라기보단 발급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려서 라고 생각합니다. 은행, 경찰서, 외교부 등 방문할 곳이 적진 않지만 대사관 홈페이지와 블로그 후기 등을 참조하시면 서류 준비는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필요한 서류를 미리 갖춰놓은 뒤 파견교로부터 우편이 도착하는 즉시 대사관과 컨택하여 비자 발급 절차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7) 총평
학교를 벗어나서도 체코 교환학생 생활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구석구석 아름다운 거리와 풍경이 일상이 되는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출국 전에는 막연한 로망과 함께 치안, 교통, 언어, 문화 등 여러 부분에서 걱정 역시 많았지만 돌이켜보는 지금,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고 느낄 정도로 프라하는 살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도시 인프라, 주변국과의 접근성, 물가 수준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유럽 교환학생에 대한 꿈이 있으시다면 프라하는 후회 없는 선택지가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file
- 기숙사_싱글룸.jpg
- 기숙사_플랫.jpg
- 기숙사_뒷길.jpg
- 올드타운_골목.jpg
- 학교_뒤_공원.jpg
- 프라하_성.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