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ESSEC Business School 20-1 윤제원
2020.08.10 Views 1774 윤제원
안녕하세요, 2020-1학기 프랑스 ESSEC 대학교에 파견되었던 윤제원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예정보다
4개월 앞서 귀국을 했었던 점, ESSEC의 모든 강의가
학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던 점으로 인해 이전 학기들과는 수업 및 시험, 현지 경험이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 양해 부탁드립니다. 대신 파견 전 준비와 전반적인 사항 위주로 도움이 되실
만한 부분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파견교 소개
ESSEC 경영대학은 Cergy에 위치한 grande école로 프랑스에서의 위상이 뛰어난 학교입니다. 세계적으로도 경영대학으로 유명하고, 특히 마케팅과 재무 쪽 수업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Global BBA 과정으로
ESSEC에 파견되시면 주로 교환학생들과 소통하게 됩니다. 프랑스
학생들은 대부분 다른 과정으로 ESSEC에 입학해 수업이 겹치지 않을 뿐더러 Global BBA내 프랑스 학생들은 대부분 2-3학년 즈음 다른 국가의
경영대학으로 많이 교환을 가게 됩니다. 프랑스 학생들과의 소통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있을
것 같았습니다.)
2.
출국 전 준비사항 (수강신청, 기숙사 관련 내용은 별도로 아래에 서술했습니다)
a)
Campus France/ 대사관 면접 신청: 입학허가서가 온 후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Campus France와
대사관 면접입니다. Campus France는 통과 의례, 대사관
면접은 비자 발급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입학 허가서가 매우 늦게 도착해 (12월 2째주) Campus
France와 대사관 면접을 각각 12/23, 27일에 진행했었습니다. 이 때가 아마 프랑스 행정이 느긋하고 답답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낀 때였던 것 같습니다. 면접 신청은 각각 온라인 Campus France 사이트와 대사관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고, 전혀 긴장할 필요가 없는 상당히 비효율적인 행정 절차였습니다. 1차인 Campus France 면접은 3인 1조가 되어서 면접을 보게 되는데, 각 지원자들에게 5분 정도씩 왜 프랑스로 가고자 하는지, 가서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은지 등을 묻고 답하게 합니다. 긴장되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며 프랑스어 능력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프랑스어와 문화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면
추가 질문 없이 더 간단하게 넘어가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2차인 대사관 면접은 면접이 아니라 서류를
제출하고 비자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1차보다 더 간단하며 시키는 대로만 하면 대사관 직원과의 대면은
1분 안에 끝납니다. 날짜와 운에 따라 대기 시간이 5분에서 30분 정도인 것 같습니다.
b)
보험: 보험은
ESSEC 측에서 이메일을 보내 신청하도록 했습니다. 한국에서 별도로 드는 유학생보험을
들어도 이 보험 중 하나를 들어야 합니다. 이메일이 오면 권유해주는 2개
정도의 보험 내용을 검토하신 뒤 더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하면 됩니다. 보험 관련 메일이 늦게 온다고
불안해 하실 필요는 없고, 프랑스 행정이 원래 이렇구나 하고 받아들이시면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c)
출생증명서 및 아포스티유 발급: 프랑스에서 지급하는
CAF 주택보조금을 받기 위해 위 두 가지 서류가 필요한데, 한국에서는
출생증명서 대신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해 주므로 그 두개를 발급받은 뒤 아포스티유를 위에 찍어 가져가면 됩니다. 그리고 주불 한국 대사관에 가져가서 번역하고 서류를 제출하면 되지만 저는 2주만에
코로나로 도시 전체가 마비되어서 받으러 가지 못했습니다. 어떤 일이 생길 지 모르므로 꼭 프랑스 도착
직후 학교를 가지 않는 첫주에 부지런히 위 절차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3.
수강신청
a)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학교에서 이메일을 보내
주면 그대로 따라하시면 됩니다. 에섹 사이트에서 미리 과목을 보시고 선택하면 되는데, 사실 교환학생 입장에서 선택할 과목의 범주가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1월
셋째주쯤 3일간 수강신청이 진행되었고, 보통 첫 날 모두
과목을 결정했습니다. 많은 수기들에서 느긋하게 된다고 해서 느긋하게
3-4분쯤 뒤에 들어갔지만, 이미 많은 강의들이 마감된 상태였기 때문에 정시에 바로 들어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b)
학점 채우기: 2 ECTS 짜리 단기 집중 수업들과
4 ECTS 짜리 학기 수업들이 있는데, 교환교 도착 첫주에
진행되는 2 ECTS 짜리 단기 집중 수업은 꼭 하나쯤 듣기를 추천드립니다. 친해지기 좋고 이 때 진행되는 수업은 대부분 역동적이어서 재밌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대 학점으로는 15 학점 정도를 신청했었고,
ECTS로는 26 ECTS를 신청했었습니다. 하나쯤
더 들을 걸 하는 후회가 있기 때문에 신청 최대 학점인 30 ECTS를 신청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rasmus (유럽 교환학생) 학생들은 30이 필수기 때문에 다들 그리 느긋하게 수업을 신청하는 분위기가 아니기도 했습니다.
4.
수업
ESSEC의 Global BBA 과정 내 모든 수업은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프랑스 경영대에서 (e.g. HEC) 교환을 마치고 온 친구들은 에섹의 수업이 매우 쉬운 편이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교수님들의 pressure가 덜하고 수업 자체가 한
분야를 깊게 파는 것이 아니라 겉핥기에 가까워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재무 관련 수업의 경우
예외적으로 난이도가 있는 편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초반에 KIF 라는
재무 관련 수업 신청을 위해 봐야 하는 테스트를 까먹고 못봐서 재무 수업을 신청하지 못했는데, 재무
수업을 들은 다른 친구들은 꽤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제 수업별로 간단히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3월 중순부터 수업은 모두 온라인이었으며 Zoom을 사용해 진행되었습니다. 카메라를 켜는 것이 필수인 수업이 반, 필요 없는 수업이 반이었습니다. 시차가 7시간 있어서 보통 수업이 오후 4시에 시작되어 새벽 3시쯤 끝났던 것 같습니다. 새벽 수업은 굳이 실시간으로 듣지 않았습니다.
a)
International negotiation: 첫
주차에 3일동안 짧고 굵게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고대에서는
생소한 협상 관련 수업이며 수업 내내 다른 학생들과 임금, 행사 유치,
건축물 입지, 문화권 충돌 등과 같은 갈등 상황에서 직접 협상을 하게 됩니다. 협상 상대로 만나는 학생들의 국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3월
마지막 날까지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가 있는데, 3인 1조가
되어서 작성하면 되고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3월 둘째 주부터는 각자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바람에
팀플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특히 열심히 안 하려는 친구 한명이 무임승차를 해서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것 빼곤 괜찮았습니다.
b)
Upper intermediate French: 처음
두 주 동안은 나름 괜찮은 언어 수업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교수님이셨고 동양인은 동양인들끼리 팀플을
하라는 둥 다소 인종차별적이셨지만 불편한 티를 내니 그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모두 온라인이 되니 Zoom을 다루는 게 어려우신지 거의 수업을 하지 않으시고 모든 소통, 과제를 이메일로 하셨습니다. 오프라인이었다면 아마 배우는 것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마지막에 1시간 정도 시험 비슷한 걸 보지만
그냥 DELF B1 정도의 듣기와 쓰기를 요구하는 간단한 퀴즈였습니다.
제일 시간이 걸렸던 건 주제 (저희 때는 l’attente,
기다림이었습니다) 와 관련된 3-5분 가량의
글을 쓰고 이를 녹음, 영상을 첨부해 동영상을 만드는 과제였습니다. 수업
과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상 공모전 같은 곳에 교수님이 접수하셔서 시상도 하는데, 상을 받게 되어
나름의 보람도 있었습니다.
c)
Sustainable development: 환경과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있다면 재밌는 수업입니다. 저는 관심이 있었고 수업 초반 기대가 굉장히
컸으나 코로나로 인해 대면수업을 하지 못해 흥미가 조금 떨어졌습니다. 대면 수업을 할 때는 팀 끼리
모여서 활동을 매 수업 진행하고 마지막에 스토리보드와 함께 elevator speech를 하는 fair 같은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온라인화와 함께 그냥 강의식 수업이 되어 매우 아쉬웠습니다.
d)
European economics: 제가 가장
크게 흥미를 갖고 들었던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매우 열정이 넘치시고 주제도 유럽의 경제 현황과 정책이기
때문에 재밌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유럽 경제가 크게 휘청이고 각종 fund, fiscal/monetary policy 등이 펼쳐졌는데 이 모든 내용을 실시간으로 수업을 통해 확인하고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중간에 유럽 경제에 관해 자유로 주제를 정해 페이퍼를 하나 쓰고, 기말 기간에 시험을 봅니다. 공부하면 어렵지 않은 시험이며 점수도
잘 주십니다.
e)
Luxury brand management: 에섹대학의
상징적인 수업 중 하나인데, 명품 마케팅이 뭔지 전직 명품 마케터 교수님으로부터 배우고 명품에 대해
다시 인식하게 되는 수업입니다. 프랑스 명품에 대한 자부심이 조금 강하셔서 그 점을 감안하고 들으시면
됩니다. 이 수업을 듣고 나면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명품의 브랜드 포지셔닝, 그리고 마케팅의 세계에 눈이 뜨이게 됩니다. 온라인이어서 참 아쉬웠던
수업입니다.
5.
기숙사:
a)
기숙사 신청: 기숙사는 선택할 수 있는 곳이
총 세 가지인데, les Hauts, les Linandes, le Port가 있어 원하는 기숙사를
브로셔를 보고 선택하면 됩니다. Les Hauts를 신청했고 1인실을
배정받았는데, 개인적으로 1인실은 요리를 하기가 너무 편해서
추천드립니다. 기숙사 내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같이 요리도 하고 방에 초대하기도 편했습니다. 어느 기숙사든 괜찮고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b)
기숙사 퇴사: 기숙사를 본의 아니게 3주 만에 퇴사하게 되어 상당수의 짐을 버리고 왔습니다. 다만 짐을
모두 치우고 1층에 버려야 합니다. 정상적인 퇴사 시에도
똑같겠지만, 미리 Notice를 Alegessec 페이지에 하고 키를 반납하면 됩니다. 키는 기숙사
관리실 앞 우편함에 반납하면 됩니다.
c)
외부 숙소 정보: 사실 기숙사가 그닥 위치가
좋지 않아서 상당 수의 학생이 파리에 거주했습니다. 국가별로 교환을 많이 온 나라에서는 아예 플랫 하나를
파리에 얻어 함께 생활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인 한국관 등이 파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최선의 경우는 아니지만 학기 중에 플랫을 공유하고자 하는 현지 학생들도 꽤 많아서
기숙사 생활에 불만족스럽다면 중도에 파리로 나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 친구는 (1주일만 살고 본국으로 돌아가긴 했으나) Linandes 기숙사 거주
중에 시설, 치안 문제로 파리로 집을 옮겼었습니다.
6.
생활 및 기타
a)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앞서 프랑스 학생들과의
교류가 적다고 했었는데, 사실 에섹대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이 매우 잘 되어 있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버디와 일대일 매칭도 이루어졌고, 저는 버디와 두번 정도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버디는 외국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고 친절하기 때문에 저도 빠른 시일 내에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급하게 출국했을 때, 또 한국에 귀국해
프랑스에서 핸드폰 해지 등을 할 때도 이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버디 뿐 아니라 도우미 단체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는데, 파리 시내 투어나 몽생미셸 투어 등을 주말에 진행했었습니다. 저는 코로나 때문에 거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되어서 참여할 수 없었지만 갈 수 있었다면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한인 교우회는 없었으나
그랬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친구들과 교류하기 좋은 학교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이 교환을
오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하는 자체만으로도 세계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c)
교환학생들 간 소통: 대부분의 소통은 WhatsApp으로 이루어집니다. 유럽 학생들이 익숙한 앱이라 그런
것 같은데 깔아서 초반에 WhatsApp 그룹에 들어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 기간에 적응하고 쉴 수도 있지만 친구도 없고 아직 주변 환경이 어색해 딱히 할 만한 일이 없습니다. 교환학생의 80%를 차지하는 유럽 Erasmus 교환학생들끼리는 미리 WhatsApp 그룹을 만들어서
저녁에 식사도 하고 파리도 가기 때문에 첫주차에 이 친구들과 친해져서 그룹에 초대되면 이점이 많습니다. 학교생활, 수업 관련 정보나 파리/Cergy/Campus 에서의 저녁 파티인
Soirée
공지가 종종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d)
휴대폰 및 인터넷 개통: 휴대폰의 경우 Free, Orange 등의 유심 옵션이 있습니다. 절대 Free를 하지 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Free는 가성비가 좋아서 많이들
추천하지만 여행 시 지원이 제한되는 국가가 많으며 (e.g. Switzerland) 해지가 매우 매우
복잡합니다. 유럽 데이터 지원이라는 문구만 보고 스위스도 지원이 되는 줄 알고 스위스에 가서 데이터를
사용했는데, 알고 보니 EU 국가가 아닌 스위스는 지원이
되지 않아서 추가로 10만원을 결제하게 되었습니다. 직원도
영어를 아예 못해서 무조건 프랑스어로 소통해야 하고 영어로 말하면 바로 No 하고 끊어버립니다. 또 저는 급하게 한국에 귀국하느라 한국에서 유심 해지 절차를 밟았는데, 직접
우편을 보내야 해서 3만원 가량을 들여 국제우편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편도 도착이 늦어져서 한달은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요금을 지불했고, 결국
프랑스에 거주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야 겨우 해지가 되었습니다. 또 Free는 지하철에 타면 데이터가 안 터집니다. 저는 유심이 Orange인 친구는 터지는 걸 보고서야 지하철도 데이터가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수기를 쓰면서 다시 한번 교환이 3주만에 마무리되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 ESSEC에 가시는 분들은 꼭 더 충분히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