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경영대 평가 ‘고려대’ 웃다
2009.11.25 Views 1458 정혜림
‘최고 인재를 배출하는 국내 경영대는?’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은 강의, 연구, 행정 등 다양한 지표가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활약하는 기업의 평가는 실질적이고 냉혹하다. 국내 200대 기업의 인사담당자에게 ‘최고의 경영대학’을 물었다.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에 이어고려대 경영대가 1위를 고수했다. 201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경영대의 합격 점수가 단연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입학 성적과 기업의 평가는 일치하지 않았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도 고려대 경영대는 선두를 확고히 다졌고 연세대(2위), 서울대(3위), 성균관대(4위)의 순은 지난해 조사와 같았다. 10위까지의 순위를 살펴볼 때 특별한 변화는 서강대와 한양대가 서로 자리를 바꿔 서강대(5위)가 한 단계 도약했다. 그리고 중앙대(7위), 경희대(8위)는 지난해와 순위 변동 없이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12위였던 경북대가 새로 10위권에 진입해 톱10 가운데 지방대는 부산대와 경북대가 차지했다.
고려대 경영대는 8개의 조사 항목 중 6개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총점 5733점으로 2위인 연세대(5139점)과 594점 차이를 보였다. 고려대는 이번 한경비즈니스의 ‘2009전국 경영대학 평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비즈니스스쿨 평가 전문 기관인 ‘에듀니버설(Eduniversal)’의 ‘추천하고 싶은 대학’ 국내 1위에 올라 겹경사를 맞았다. 에듀니버설의 조사는 전 세계 경영대 학장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한경비즈니스의 경영대학 평가에서 그동안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서울대와 연세대를 누르고 고려대가 1위를 차지한 사실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고 해외 조사 결과에서도 1위에 올라 이제 고려대는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경영대로 확고히 자리 매김했다.
전통적으로 고려대 법대와 쌍벽을 이루던 연대 상대의 명성은 최근 들어 고려대에 다소 밀리긴 했지만 종합2위 자리를 지켜 명맥은 유지했다. 8개 부문 중 연대가 1위에 오른 2개 항목은 국제화 시스템과 창의적 업무 해결부문으로 일반적으로 연세대 학생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서울대 경영대는 고려대나 연세대에 비해 수험생의 입학 수능성적은 가장 높다. 하지만 기업체 인사 담당자들의 서울대 출신 직원에 대한 평가는 양대 사학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지난 4월 안태식 서울대 경영학장은 한경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국립대로서 정원과 재정의 제약으로 세계적 경영대로의 도약에 발이 묶여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서울대 경영대의 정원은 130명으로 고려대 연세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에 의해 비탄력적으로 운영되는 재정은 국제화 사업의 발목을 잡아 저명한 외국인 교수 유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경영대, 글로벌 경쟁의 최전선에
성균관대는 올해 입시부터 경영계열을 분리하고 글로벌경영학과와 경영학과 두 개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러한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입사학원의 통계에서 성균관대 경영대 합격 점수가 대폭 올랐다. 특히 글로벌경영학과는 수능 상위 1% 4년간 전액 장학금, 100% 영어 강의,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와 복수 학위 등 파격적인 프로그램과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올해 신입생이 졸업하는 4년 후의 평가가 주목된다.
이번 조사에서 5위권에 진입한 서강대는 경영학과와 경제학과의 1980년대 학번들이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금융계에서 맹활약하는 것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제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도 글로벌 경쟁 체제에 돌입해 있다. 대학들은 국내 경쟁뿐만 아니라 세계 명문대와의 경쟁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특히 경영학은 기업과 연계된 학문 특성 때문에 국제 경쟁에 가장 먼저 노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 도입에 따른 법대의 학부과정 폐지로 경영대는 이제 대학의 간판학과로서 무한 경쟁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 변화의 한가운데서 현재 경영대학의 인재들은 한국주요기업들의 10년 후, 멀게는 30년 후를 짊어질 세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한국 기업에서 ‘인재가 곧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태생 때부터 뼛속 깊숙이 DNA 정보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경영대학 평가 설문조사는 국내 200대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지난 11월 3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진행됐다. 설문 조사 결과 분석은 M&C리서치가 맡았다.
조사는 전국의 4년제 대학 중 경영대 입학정원 130명 이상인 대학(총45개)만을 평가 대상에 포함했다. 평가 항목은 △업무 적응력 △조직 융화력 △발전 가능성 △창의적 업무해결 △신입사원 선호도 △국제화 시스템 △진학 추천의 총 8개 항목이었다.
200대 기업 중 총 96개 업체가 설문에 응했다. 참고로 조사 대상 대학은 다음과 같다. 강원대 광운대 건국대 경기대 경남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동아대 동덕여대 동의대 명지대 목포대 배재대 부경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세종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영남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하대 전남대 전북대 전주대 조선대 중앙대 청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양대 홍익대(이상 45개, 가나다 순)
한경 비즈니스 2009년 11월 30일 /취재= 이진원, 송창섭, 우종국, 김선명 기자/ 사진 = 서범세, 김기남,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