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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9년간 LS그룹 이끈 구자열, ‘글로벌·디지털’ 초석 다졌다

2021.11.29 Views 616 경영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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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창립 7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022년도 임원 인사를 통해 사촌 동생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구자열 회장은 ㈜LS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그룹 경영을 지원하고,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무역협회(무협) 업무에 집중할 전망이다.

 

1953년생 구자열 회장은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13년부터 ㈜LS 회장직을 이어받아 그룹을 이끌어왔다. 2003년 출범한 LS그룹은 9년마다 사촌끼리 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주는 전통을 갖고 있다. 구 회장 전에는 고(故) 구태회 창업주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9년 동안 ㈜LS 회장직을 맡았다.

 

구 회장은 재계에서 대표적인 무역·금융통으로 꼽힌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을 수료했다. 1978년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평사원으로 입사, 15년 동안 전 세계 무역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이후 1995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 국제부문 총괄 임원으로 일하면서 국제 분야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이 같은 특성을 살린 구 회장은 내수 중심이었던 LS그룹을 전 세계 25개국에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해외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해외법인들이 독자적인 사업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LS전선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전기차 부품 사업 등을 중심으로 미국·폴란드·베트남·미얀마·인도 등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만·미국·네덜란드·바레인 등에서 1조원 이상의 해저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LS전선의 베트남 생산법인 LS비나(LS-VINA)는 2019년 베트남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에 총 5000만달러 규모의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구 회장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에도 집중했다. 지난해 초 LS산전의 사명을 LS일렉트릭으로 변경하고, 중국의 대표적인 PCS(전력변환장치·Power Conditioning System) 기업 지분 계약을 ‘디지털 서명’ 방식으로 진행했다. 또 가상전시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고객과 온라인 소통을 하는 등 해외 영업 활동에서도 ‘온택트’와 ‘디지털 혁신’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올 9월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뽑은 세계등대공장에 청주스마트공장이 선정되기도 했다. 등대공장은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핵심 기술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제조업의 성과 모델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단일 제련소 생산량 기준 세계 2위 규모인 LS니꼬동제련은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제련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나섰다. 또 산업기계와 첨단부품 사업을 하는 LS엠트론은 유럽 및 미국 등의 환경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했다. 친환경 LPG 전문기업 E1은 싱가폴, 휴스턴 등 해외 지사들을 거점으로 네트워크와 트레이딩을 확대하는 등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자전거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2009년 제24대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뒤 13년째 조직을 이끌고 있다. 대한민국을 사이클 종목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매년 필요 예산 50억원 중 상당액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사비로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자전거를 좋아해 2002년 자전거로 알프스를 넘고 독일-이탈리아를 완주하기도 했다. 골동품·희귀품을 포함해 300대가 넘는 자전거를 소장한 수집가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평소 사이클을 통해 얻은 교훈을 인생과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는 자주 주변인들에게 “사이클은 한시라도 페달을 돌리지 않으면 넘어지는 스포츠”라면서 “살갗이 물러 터지는 고통을 감내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거듭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과 닮아 이러한 자세를 늘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 2월 무협 제31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대중소 수출기업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현장 일정만 50회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 회장직을 겸임하는 상황에서도 주 1회 이상은 현장에 나가 회원사 관계자들을 만난 셈이다. 또 지난 5월 구성한 협회 회장단에는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 GS글로벌CJ ENM 등 대기업 무역상사와 디지털·콘텐츠 기업들을 대거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