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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Canada] Universite Laval 20-1 어정은

2020.10.19 Views 1255 어정은

안녕하세요 2020-1학기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의 Université Laval에 다녀온 2018120359 어정은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선배님들의 수기가 큰 도움이 되었기에 저 역시 최대한 자세하게 기술하려 노력했습니다. 저는 코로나가 퍼지면서 두 달 반 정도 밖에 지내지 못하고 귀국해서 한 학기를 다 보내고 오실 분들과는 다른 점들이 많겠지만 제 수기가 파견을 준비하거나 혹은 교환학생 지원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파견교 선정 이유: 협정교를 고를 때 가장 우선시했던 것은 영어권 국가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전을 고려해 인종차별이나 총기사고 등의 위험이 덜한 캐나다로 정했습니다. 잠깐이나마 배웠던 프랑스어를 활용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역은 퀘벡으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혼자 가기는 무서우니 TO가 1명인 곳은 제외하고 지나치게 워크로드가 부담스러운 학교도 제외하다 보니 라발에 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들은 다 제가 원하던 대로였고 라발대학교 파견학생이 저 한 명이었던 것만 예상과 달랐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학기에 파견 온 교환 학생들 중 동양인 자체가 몇 없었고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Université Laval의 수강신청은 파견교 국제처에서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진행됩니다. 1월에 개강하는 겨울학기의 경우 10월 중순에 list of course 링크를 전달받았고(https://www4.fsa.ulaval.ca/en/international/incoming-exchange-students/courses/) 이를 통해 시간표를 짠 후 12월 1일까지 선택한 과목을 등록해야 했습니다. 다만 일부 수업은 강의계획안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 이전 학기를 찾아보거나 혹은 강의명만 보고 선택해야 했습니다. 주1회 수업이 대부분이라 공강을 고려해 짜면 여행 다니기 좋은 시간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총 7개 과목을 신청할 수 있고 원하는 이수 학점과 각 과목별 우선순위를 정해서 제출하면 국제처에서 그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시간표를 확정합니다. 저는 총 12학점을 이수했고 수강한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A. Strategic management: 라발에서 들은 경영 전공 3개 중 정규학생이 2/3 정도로 다른 수업에 비해 교환학생 비율이 가장 적었던 과목입니다. 말 그대로 경영전략 수업이라서 세 시간 중 첫 시간은 교수님의 이론 설명, 그 다음은 현실의 응용 사례 마지막 시간은 팀별 발표로 구성되어 유익했습니다. 다들 교환 학기 때 경영전략을 수강하는 것 같아서 수강신청을 하면서도 걱정을 조금 했는데 교수님의 기대치가 그렇지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매주 퀴즈가 있는데 텍스트를 읽고 교수님이 제시한 기업 사례에 맞춰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 문제 해결 방안을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강의를 못하게 되어 팀별 발표는 한 번 밖에 하지 않았는데 퀴즈나 발표 모두 점수를 잘 주셨습니다. 수강생들이 아주 적극적이진 않고 다들 필요한 때에만 적당히 질문하고 의견을 내는 정도라 발표할 때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질문하는 학생도 없었고 수업 중 제가 궁금한 게 생겨서 질문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습니다.

B. Sales force management: Sales Force를 다루는 것도 흥미로웠고 강의계획서를 훑어봐도 괜찮은 것 같아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로ber트 Bois클레 교수님이 진행하셨는데 주로 PPT 슬라이드를 읽는 정도의 강의였습니다. 학생 참여를 좋아해 수업 중간에 학생들끼리 논의하도록 질문도 자주 던지셨는데 해당 질문들의 답이 이미 앞에 나온 내용이거나 질문 자체가 토의할 폭이 넓지 않아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팀플 발표가 각기 다른 그룹으로 총 2번이 있었는데 최종 팀프로젝트는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면서 대폭 수정되어 보고서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교환학생이 반 정도 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학생들 간 시간대가 안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희망자에 한해 개인으로 과제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2주에 한 번씩 케이스 읽고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종합해 분석하고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정규학생들의 경우 기초 교육을 다 불어로 받으면서 자라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약간 부담을 느끼는 몇몇 학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런 학생들을 고려해 보고서 과제에 불어/영어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공지가 있어서 한국어가 모국어인 저는 아주 조금 억울했습니다. 다른 교환학생들 모두 자신의 취향에 맞춰 수강신청 하시겠지만 한 학기 동안 배우는 내용도 적었고 과제만 많아 시간을 많이 써야 했던 수업이라 가능하다면 다른 수업을 들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C. being entrepreneurial: 대략 스무 명의 학생 중 어느 순간 정규 학생은 두 세 명 정도 남았던 수업입니다. 강의계획안이 미리 제공되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 조금 부담을 덜고 신청했습니다. 알고 보니 첫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한 학기 수업을 계획하기 때문에 미리 자료가 업로드 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시험이나 그룹 프로젝트의 반영 비율이나 주차별 수업 내용에 대해 다양하게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너무 유명한 활동들을 그대로 해서(마시멜로우 탑 쌓기, 스파게티 높게 쌓기 등) 아쉬울 때도 있었지만 실제로 창업할 때 활용하면 좋을 여러 개념들을 접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대면으로 진행한 중간고사는 배운 개념들을 중심으로 지필로 봤지만 기말고사는 그동안 배운 툴들로 사업을 분석하고 조언하는 보고서와 자신이 인생에서 겪은 실패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찍어 업로드하는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지금 말하는 점은 앞서 설명한 경영 수업 모두 해당되는 내용인데 대면수업이 금지된 후로 실시간 강의나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지 않고 수업 자료만 업로드해서 아쉬웠습니다.

D. FLE: 라발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랑스어 강의로 교환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신청할 수 있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수업은 추가로 CAD 120 정도 지불해야 하고 경영대 국제실이 아니라 관련 부서가 별개로 보낸 메일을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몇 주가 지나면 레벨 테스트 링크를 보내주고 FLE 전체 과정 중 어떤 강의를 듣고 싶은지 신청할 수 있는데 저는 그중 기본 강의 ‘Langue orale et écrite’만 신청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교양프랑스어 초급, 중급을 수강한 상태로 테스트 결과 intermédiaire II가 나왔는데 가서 수업을 들어보니 말하기나 듣기가 잘 안돼 intermédiaire I 로 옮겼습니다. A2 정도의 교재를 사용하고 교수님이 발표도 많이 시키시고 옆사람들과 대화할 기회도 많아 정말 좋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된 후 교수님이 매주 ppt 파일과 음성 녹음을 업로드 해주셨고 과제 피드백까지 바로 주셔서 전공수업보다 더 좋았던 수업입니다.

3) 기숙사
A. 행정: 라발의 기숙사는 교환학생들이 원한다면 모두 머물 수 있는 정도의 규모입니다. 신청과정은 라발에서 오는 이메일을 자주 확인해서 안내대로 진행하면 절차를 다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신청할 때 보증금으로 기숙사 한 달 비용을 선납합니다. 기숙사는 총 Parent, Moraud, Lacerte, Lemiuex의 네 동입니다. Parent은 메인 빌딩으로 기숙사 전체 관리사무소가 있어 택배 관련 문의, 기숙사비 결제 등은 모두 이 곳에서만 가능합니다. 어느 동에 입사할지는 처음 신청할 때 미리 정하지만 도착한 날 관리사무소에서 다시 물어보는 걸 보면 변경이 가능한 듯합니다. 원하는 층도 어느 정도 정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침구도 대여할 수 있습니다. 그 외의 가전제품(냉장고, 토스터기, TV, 전자레인지 등)은 Parent 1층에 Polar 사무실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B. 시설: 저는 Parent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 건물을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Parent은 ABCDE 총 다섯 라인으로 구분되어 있고 모두 10층, 한 층에 대략 20호실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걱정한 것에 반해 화장실이나 샤워실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주방입니다. 1층의 큰 주방을 다섯 라인 모든 기숙사생들이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대를 조금만 잘못 맞추면 인덕션을 기다리거나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 더러워진 주방에서 요리를 해야 합니다. (방이 환기가 가능하니 전기 조리도구를 사서 방에서 해먹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1층에는 그 외에도 테이블이 많아 편하게 공부하기 좋고 자판기가 있어 샌드위치나 스낵, 음료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Desjardin 건물의 편의점이 닫았을 때 유용합니다. 그리고 Parent은 지하 휴식공간에 탁구대, 당구대,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이 공간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지하의 빈 방을 대관하여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건물에 중정이 있어 내다볼 때 눈 쌓인 풍경이 운치가 있습니다. 다만 겨울에는 출입이 불가라 아쉬웠습니다.

C. 그 외 기숙사: Lemieux는 Parent에 비해 최근에 지어졌고 여학우만 입사가 가능합니다. 세면대(싱크대)가 Parent보다 조금 더 컸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트와 가깝다는 장점이 있으나 Parent이나 경영대 건물까지 이동할 때 터널을 이용하기엔 길이 꼬여서 실외로 다니는 것이 더 빠르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Moraud 역시 비교적 최근에 지어졌고 Moraud 방에 가봤다는 친구 말에 따르면 Parent에 비해 방이 조금 작은 듯합니다.

4)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및 오리엔테이션: Global FSA가 고려대의 KUBS BUDDY에 해당하는 단체입니다. 개강 하루 전주에 Global FSA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합니다. 이메일로 안내가 오는데 OT 중 라발대학교의 자랑인 체육관 PEPS 내 아이스링크를 이용하는 시간도 있고 식사도 포함되어 있어 원한다면 미리 신청하고 결제해야 합니다. 오리엔테이션은 학교 소개와 퀘벡/라발의 생활에 대한 기본 설명으로 이루어집니다. 이후 캠퍼스 투어를 하면서 행정실에서 학생 등록 및 보험 가입까지 함께 진행합니다. Global FSA를 통해 일대일 버디 매칭도 진행합니다. 신청할 때 성별, 전공, 취미, 제2외국어 가능 여부 등 원하는 조건을 기입할 수 있습니다. 저와 매칭된 버디는 친절한 사람이었으나 첫 만남부터 자신과 함께 어느 종교 모임(정확히 어느 종교인지 밝히지 않음)에 가보자는 제안을 해서 그 뒤로는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오리엔테이션 외에도 몇몇 행사와 여행을 기획했으나 교환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OT는 Global FSA(경영대) 외에도 라발 대학교 전체 단위로 외국인 학생을 위한 것이 하나 더 있고 이는 필참으로 이메일로 안내가 오니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 물가: 공산품이나 식재료는 한국과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식당이나 교통 등 사람의 노동력이 들어가는 종류는 확실히 비싼 것 같습니다. 외식은 원래 음식 가격 세금과 팁을 포함해 한 번에 2만원 정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핸드폰 요금의 경우 한국보다 가격이 낮았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세금이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결제할 때는 2020년도 초 기준 1 CAD를 1000원 정도로 잡고 계산했습니다.

6) 파견교에서 받은 장학금이나 한인 교우회 활동은 없었습니다.

7) 출국 전 준비사항: 저는 다른 분들의 수기를 읽고 하나은행에서 VIVA+ 체크카드를 발급받아서 갔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하나은행 카드를 사용할 때와는 다르게 알림이 하루에서 하루 반 정도 늦게 와 조금 불편했습니다. 핸드폰 유심과 같은 경우에는 캐나다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고 캐나다에 도착한 후 동네 쇼핑몰의 통신사 대리점에서 구입했습니다.

8) 비자 및 보험: 캐나다도 미국처럼 6개월 미만 체류자를 대상으로 전자 비자 발급하기 때문에 쉽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저는 전자비자를 처음 발급받아서 잘 몰랐는데 제가 비자를 신청한 곳은 캐나다 관광청이 아니라 사이트를 비슷하게 꾸며 놓은 대행사였습니다. 수수료가 매우 많이 붙어 당황했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런 실수를 하시는 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라발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보험이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에서 따로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보험은 학기 동안의 일에 대해서만 커버되기 때문에 학기 전후로 여행을 다니실 분이라면 한국의 보험 상품을 가입하셔야 합니다.

11) 파견교 소개: Université Laval은 퀘벡시 생트푸와sainte-foy에 위치한 가장 오래된 불어권 학교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동안의 교육을 모두 불어로 이수한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며 불어 강의의 수가 월등히 많습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캠퍼스 내 모든 건물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이었습니다. 터널 내부는 대부분 따듯하기 때문에 얇은 외투만 입고도 이동이 가능합니다. 길이 복잡하지만 다 표지판이 있고 전체 지도도 중간중간 있기 때문에 한 장 찍어 두면 훨씬 편합니다. 도서관은 불어 서적이 영어 서적보다 훨씬 많고 책을 언어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알파벳 순으로 정리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했습니다. (다만 도서관 직원분들이 정말 친절하시니 인포 데스크를 많이 활용해주세요!) 그 밖에도 라발의 자랑 실내 체육관 PEPS가 있습니다. 지하 여러 층에 이르는 이 공간은 수영장, 아이스링크, 헬스장부터 시작해서 암벽등반장, 트랙 코스도 있고 문화센터처럼 여러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다만 프로그램은 불어로만 설명을 하기 때문에 따라가기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헬스장에는 여성 전용 공간이 따로 있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와 가까운 Desjardin 건물에서는 고대의 유니 스토어와 같은 서점이 있고 그 외에도 편의점, 은행, Le Point이 있습니다. 데자르댕에는 특히 펍이 있는데 주말 밤에는 테이블을 많이 치우고 디제잉도 하는 클럽으로 바뀌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12) 소비: 이미 많은 분들이 후기에 적어 주신 것처럼 라발 대학교는 캠퍼스 바로 옆에 큰 쇼핑몰 3개가 위치합니다. 레스토랑도 많고 영화관, 서점, 옷 가게 등 다양한 상점이 있고 롯데타워 월드몰과 롯데 백화점을 합친 것과 유사한 규모입니다. 각 쇼핑몰이 학교에서 가까운 순으로 1, 2, 3이라고 한다면 1번과 3번에는 달러라마(한국의 다이소)가 있어서 간단한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 적당합니다. 1번 초입에 메트로 식료품점, 3번에 월마트가 있어 식재료와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메트로는 유료 배달 서비스가 있어 물, 우유 등 무거운 것들을 살 때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학생증을 보여주면 1CAD만 지불하면 되고 기숙사 방문 바로 앞까지 배달이 됩니다. 2번의 2층에는 교보문고(+핫트랙스) 같은 서점이 있고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의 초콜릿 가게가 맛집입니다. 직원들 다 친절하고 좋지만 일부 직원들은 영어 사용을 어려워해 영어와 불어를 섞어서 대화해야 했습니다.

13) 교통: Desjardin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버스로 이동하기가 매우 편리합니다. 올드퀘벡도 버스로 20분만에 갈 수 있습니다. 라발에서 비교적 최근에 도입한 제도인 LPU 카드를 구입하면 학생들은 CAD 120에 한 학기 동안 모든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올드퀘벡에서 페리를 탈 때도 LPU가 있으면 무료이고 쇼핑몰에서 desjardin까지 오는 버스도 있기 때문에 무척 좋았습니다. 다만 실제로 학기 중에 놀러 다니는 걸 계산해보면 돈을 내고 타는 게 120달러보다 싼 값이라며 교통카드를 구매하지 않은 친구들도 있으니 이 점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14) 여행: 저는 퀘벡의 날씨에 적응이 오래 걸려 종강하고 날이 풀린 다음에 다닐 계획으로 여행을 많이 미뤘기 때문에 실제로 다녀온 곳은 몬트리올 2박 3일과 토론토 5박 6일이 전부입니다. 몬트리올은 생트푸아에서 많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고속버스를 이용했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특히 그랬는지 조금 음울한 분위기였습니다. 다만 학교 근처에는 한인 마트가 없었는데 몬트리올에는 한인들이 많기 때문에 마트에서 한국 음식을 쓸어올 수 있었던 점은 매우 좋았습니다. 토론토 여행은 기차와 버스를 섞어서 움직였는데 시간대에 따라 비행편을 이용해도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고 합니다. 토론토도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도시의 생동감을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15) 코로나 대응: 기숙사 내에 폴리스가 계속 다니면서 5명 이상이 한 공간에 모여 있거나 식당에서 지나치게 여러 학생들이 모여서 먹으면 다 해산시켰습니다. 3월 초부터 대면강의는 모두 취소되었고 각국의 교환학생들이 3월 중순부터 귀국하기 시작했습니다. 4월에는 기숙사를 전면 폐쇄한다는 이메일 공지를 받았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날씨가 훨씬 험해 힘들었고 워낙 한적한 동네라서 지루하다고 느낀 날도 있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하면 지나간 75일이 너무 짧고 아쉬울 뿐입니다. 한국에서는 하기 힘들었던 경험들을 할 수 있었고, 앞서 말한 것처럼 다른 한국인이 없고 아시안도 몇 안 되었던 상황은 전화위복으로 더 낯선 문화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상이 숨 가쁘던 한국과는 또 다르게 주민들이 모두 푸근했던 평화로운 마을에서 여유를 가지고 진로나 앞으로 추구할 삶의 가치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고려대학교와 라발대학교의 국제실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앞으로 이곳으로 가실 분들께는 지금의 제가 그렇듯 라발에서 기분 좋게 기억할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