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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USA] Washington University in St.Louis 20-1 이경민

2020.10.07 Views 1479 이경민

안녕하세요. 저는 2020년 1학기에 Washington University in Saint Louis (WashU)로 파견된 17학번 이경민이라고 합니다. 처음 가보는 교환학생이었기에 나름대로 기대도 많이 하고 계획도 세워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3월 중순 한국에 돌아오게 되어 아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수기를 읽고 나중에 와슈로 파견가실 분들은 꼭 한학기동안 즐거운 파견 생활을 하시길 바라며 제 경험을 최대한 자세하게 작성할 테니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와슈에 대해 설명을 간략하게 해드리자면, 아직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는 학교는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준아이비리그로 불리면서 랭킹이 굉장히 높은 학교입니다. 특히 경영대와 의대 순위가 매우 높아 양질의 수업을 기대했던 저에게 좋은 선택지였습니다.
파견이 확정되면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메일이 많이 올 텐데, 기한에 맞춰 필요 서류들을 제출하시면 됩니다. 제 기억으로는 수강 신청, 영문 잔고 증명서, J1비자 발급, 건강보험 가입용 예방주사 접종, 기숙사 접수 등이 주요한 준비사항이었던 것 같습니다.
1. 출국 전 준비사항
1) 수강 신청
와슈의 수강 신청은 학생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열려 있는 강의 목록을 보고 관계자가 정해준 기간까지 포털 사이트에 등록만 해놓으시면 폐강되지 않는 이상 다 신청됩니다. 교환학생을 우선으로 신청해주기 때문에 인원 미달로 인한 폐강이나 선수과목을 충족하지 않은 경우만 제외하면 아무리 인기과목이어도 다 신청됩니다. 저는 이중 전공을 하고 있는 컴퓨터 학과 수업이 두개의 선수과목을 요구했는데, 이에 관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니 영어 실라버스와 이수 사실을 증명하는 성적표를 함께 보내주면 신청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2019년 2학기에 그 두개의 수업들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사정을 설명하고 성적표 없이 영어 실라버스만 보냈는데 바로 신청해주셨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수강신청 부분에서는 꽤 배려를 많이 해주시니 선수과목 요구 리스트 잘 확인하시고 신청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강 후 2주 동안 수업 정정 기간이어서 이 기간동안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개강 후 신청한 강의가 대기 번호 16번이었는데도 마지막날 교수님께서 인원을 풀로 늘려주셔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2) J1 비자 발급+비행기표 구매
파견이 확정되고 비자 발급을 위한 몇가지 서류 제출을 마치고 나면 (제 기억엔 영문잔고증명서, 토플성적증명서 였던 것 같아요) 와슈에서 국제처로 DS 2019라는 서류를 보내주십니다. 국제처에서 이 서류를 수령해 대사관 가서 아주 짧은 영어 인터뷰를 하고 나면 하루만에 비자가 나옵니다. 비자 자체는 빨리 나오지만 대사관에 사람도 많고 비자 인터뷰 예약도 많이 차 있어서 출국 직전에 촉박하게 발급받으시는 것보다 DS 2019 받자마자 여유롭게 받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저는 비자 나온 뒤에 비행기 표를 끊었는데 사실 비자가 거절될 확률은 아주 낮기 때문에 가격이 쌀 때 미리 끊어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종강 후에 무기한 서부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편도로 끊었는데 결국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와야 해서 편도로 끊길 잘했던 것 같습니다. 종강 후에 계획이 확실치 않으시면 편도로 끊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3) 건강보험용 예방주사
와슈는 학교 내에서 건강보험에 들어주기 때문에 따로 유학생 보험을 찾아서 가입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개강하고 나면 등록금 고지서가 오는데, 거기에 1000달러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청구하니 그때 내시면 됩니다! 와슈 health portal에 접속하셔서 뇌염, B형간염 등 예방주사를 맞고 접종 날짜와 결과를 입력하셔야 건강 보험에 가입됩니다. 와슈는 특이한 게 의사 직인은 요구하지 않고 그냥 접종 날짜랑 결과만 입력하면 되더라고요. 그래서 거짓으로 작성할 수도 있긴 하지만 건강하게 파견 생활 하시는게 좋으니 required 항목은 비싸더라도 꼭 고대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접종하고 가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4) 기숙사 or off housing
저는 저보다 1년 먼저 와슈로 파견 갔다 온 언니가 off housing을 아주 강력 추천해서 학교에서 도보로 25분 정도 떨어진 Everly on the loop이라는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기숙사와 오프 하우징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는데, 전 너무 만족하면서 살았습니다. 우선 기숙사보다 거의 절반 정도로 저렴하고 아파트라서 깨끗하고 시설이 좋았습니다. 학교와 좀 먼게 유일한 흠이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있어서 쉽게 왔다갔다 할 수 있고 주말에는 와슈에서 발급해주는 무료 교통카드로 시내버스 타셔도 한번에 학교 안 정류장까지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아파트가 맛집이 아주 많은 Delmar loop에 위치해 있어서 학교 밥이 질릴 때 외식하거나 포장해오기 좋았습니다. 다만 아파트가 무조건 1년 계약자만 받아주기 때문에 교환학생들은 sublease를 해야 하는데, 저는 washu housing이라는 페이스북 홈페이지에서 세입자를 구하는 와슈 학생에게 연락해서 6개월간 방을 넘겨받았습니다. 한달에 1000$ 정도 했고 3인 1실인데 거실과 주방만 공유하고 방과 화장실은 혼자서 쓸 수 있는 구조라서 살기 좋았습니다.
5) 핸드폰 유심 / 체크카드 발급
저는 핸드폰 유심은 딱히 알아보지 않고 그냥 미국 도착하고 나서 3일간은 로밍하다가 타겟에서 유심칩을 구매해서 사용했는데, 주변 친구들 보면 자국에서 미리 다 구매해서 끼고 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게 가격이 좀 더 저렴하기도 하고, 미국 도착하자마자 바로 전화하거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니 좀 더 편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체크카드는 꼭 학교 도착하자마자 바로 발급받으시길 추천드려요!! 앞서 언급했듯 학교에서 청구하는 등록금 고지서에 기숙사비/ 보험료/ 밀플랜비를 다 포함해서 내야 하는데, 이게 미국 계좌에서 이체하면 수수료가 없는데 한국 카드를 이용하면 엄청난 수수료를 부담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등록금 납부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수수료 없이 결제하시려면 가능한 한 도착하시자마자 학교 안에 위치해있는 Bank of America 지점에 가셔서 카드 발급받으시길 바라요! 미국은 일처리가 매우 느려서 발급상담도 30분은 넘게 진행하고 카드가 집까지 배송되기까지 일주일 정도는 걸리니 가능한 한 도착하시자마자 받으시길 바랍니다.
2. 개강 전 OT/한인회
와슈는 개강하기 전 5일 정도 교환학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주는데요. 대체로 오전에는 성교육, 안전교육, 학교 수칙 등 학교 생활에 필수적인 교육들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같이 저녁 먹고 볼링을 치러 가거나 게임도 하고 지하철을 타고 쇼핑을 하러 갑니다. 오리엔테이션 첫 날 타겟으로 다같이 쇼핑하러 가니까 이때 필요한 것들 구입하시면 될 것 같아요! 오티 마지막 날에는 saint louis city tour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서 이때 박물관, 미술관 등 센루 명소들을 구경합니다. 전 이 때 교환학생들하고 많이 친해져서 수업도 같이 듣고 한 학기 내내 같이 잘 지냈는데, 5일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대부분 경영학과 전공 친구들이니 같이 수업도 맞추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좋은 추억 쌓으시면 좋겠습니다.
와슈는 club이 매우 많은데, 개강 후에 club fair가 열리니 이때 동아리 설명을 듣고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적으면 신입생 환영회 날짜와 주소를 보내주니까 관심있는 동아리는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한인회는 주기적으로 참여했고 다른 동아리들은 첫날 환영회만 가봤습니다. 한인회에서 저는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즐거운 추억들을 많이 쌓았기 때문에 한인회 활동은 꼭 추천드립니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고 한국에 와서도 계속 이어지는 인연이니까 소중한 추억 많이 쌓으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저는 운전면허증이 없는 채로 미국에 가서 이동에 제약이 많았는데 한인회 친구들이 운전을 해줘서 멀리까지 맛집에 가거나 놀러가거나 한 경험들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3. 학교 수업
저는 컴퓨터학과 이중전공을 하고 있어서 경영학 9학점, 컴퓨터학과 6학점을 수강했습니다. 이 후기를 읽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경영학과 학생들이실 테니 컴퓨터학과 수업은 짧게 서술하겠습니다.
1) Business strategy – Dr. Kiousis (3학점)
고대에서 경영전략으로 인정되는 과목입니다. 교환학교에서 경영전략을 수강하시려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와슈에서는 사실 고대보다도 강도 높은 전략 수업이 진행됩니다. 매 수업마다 10페이지가 넘어가는 케이스를 읽어가야 하고, 수업 중간 중간 주변 학생들과의 토론, 교수님과의 토론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수업 중 손을 들고 발표해야만 참여점수를 받으실 수 있고 출석도 매일매일 체크합니다. 또한 한학기 동안 개인으로는 네 개의 케이스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고 6인 1팀으로 하나의 팀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이 팀프로젝트가 해야 할 것도 많고 점수 비중도 크기 때문에 저희 조는 정말 자주 만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고 나서는 줌 미팅도 5-6번 할 정도로 시간을 많이 쏟았습니다. 팀프로젝트는 기업 하나를 정해서 분석과 함께 전략 제안을 하는 것인데, 개강하고 한달 정도 지나면 팀마다 1-2 페이지 정도의 짧은 프로포절을 작성해서 교수님 허락을 받아 기업 선정을 합니다. 이렇게 선정된 기업으로 중간고사 보기 전에 8페이지 정도 기업 분석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고, 기말고사 전에 이 리포트를 바탕으로 각 조마다 15분 가량의 proposal 발표까지 해야 하는 완전체 수업입니다. 중간 기말도 난이도가 꽤 있어 대충 공부해서는 안되는 수업입니다. 저는 다 듣고 나서 고대에서 들을 걸 후회하긴 했지만 현지 학생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열심히 공부해서 성취감은 있습니다. 교수님이 교환학생들 잘 챙겨주시려고 해서 성적도 잘 나오실 거예요.
2) Personal Finance – Michael Gordinier (3학점)
와슈에서 제 최애 수업이었는데요, 이전 후기들에서 많이들 극찬하셔서 저는 처음부터 이 수업을신청해서 인기가 많은 수업이었는데도 바로 들어갔습니다. 우선 교수님이 젠틀하시고 수업도 깔끔하게 잘하시고 굉장히 쿨하십니다! 출석체크도 안하시고 중간 기말도 거의 다 예전 기출문제에서 내셔서 기출 공부만 잘하시면 성적은 잘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아예 똑같진 않고 계산문제는 조금 난이도 올려서 새로 출제하시는데 그래도 재무관리 수강하셨으면 크게 어렵지는 않고 채점도 후하게 해주십니다. 기출은 구글에 치면 나오거나 교수님이 올려주시기도 합니다. 과제 없이 중간 50 과제 50으로 평가되어서 교환학생에게 꿀수업입니다.
3) Human resource & management – Robert Portnoy (3학점)
고대에서 인적자원관리로 인정되는 수업인데요. 교수님이 굉장히 친절하시고 학생들 이름도 다 외우시는 등 열정이 넘치시지만 저에게는 조금 귀찮은 수업이긴 했습니다. 빡센 아잉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배우는 내용은 굉장히 쉬운데, 교수님이 직접 가르치시는 것보단 학생들끼리 팀을 짜서 서로 알려주고 질문하고 발표하는 방식을 굉장히 선호하셔서 이걸 준비하는게 좀 귀찮습니다. 중간고사는 100문제 객관식이었고, 중간 리포트 하나, 기말은 리포트로 대체해서 평가됩니다. 리포트는 한 주제당 한페이지씩 배운 것, 느낀 점 등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되는데 거의 제출만 하면 만점일 정도니까 양식만 잘 맞춰서 작성하시면 됩니다. 이 외에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고 나서는 팀플이 줄고 수시 리포트 제출이 좀 많아졌습니다. 에세이든 발표든 일단 하기만 해도 다 만점을 주셔서 성적 부담은 전혀 없지만 양이 좀 많다는 것이 유일한 흠입니다.
4) Introduction to computer network – Raj jain (3학점)
컴퓨터학과에서 컴퓨터네트워크로 인정되는 수업입니다. 저는 선수 과목인 데이터 통신을 고대에서 듣고 가서 수업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수시 과제와 랩이 정말 많고 시험이 굉장히 지엽적인 부분에서 나와서 준비하는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평균대로만 해도 패스는 나와서 수업만 충실히 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5) Introduction to Artificial Intelligence – Roman Garnett (3학점)
컴퓨터학과 대학원 수업인데, 원칙적으로 교환학생은 대학원 수업을 신청 못하는데 저는 왜인지 이 수업이 신청이 되어서 일단 들었는데 정말 어려웠습니다. 과제와 시험이 전부 코딩이라서 원래부터 파이썬 잘하시는 분들만 신청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4. 기타 Saint Louis 정보
한 학기 동안 세인트 루이스에서 지내시다 보면 놀러다닐 곳이 많이 없어서 조금 아쉬울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차타고 2-30분 정도 가면 좋은 식당도 많고 산책하거나 놀러다닐 곳도 많으니까 친구들과 우버든 카쉐어든 해서 여기저기 많이 놀러다니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도보로 20분 정도로 걸리는 Delmar loop이 평일에 맛집 가거나 영화관, 볼링장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많고,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olive blvd에는 중국식 음식점이 정말 많아요! 이 외에도 사격장이나 saint louis zoo 등 찾아보면 놀 곳은 꽤 있는데, 1-2월에 추워서 미루다 보니 저는 결국 못갔네요. 사실 처음 1월에 도착하면 중부라서 날씨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추워서(전기장판 제발 챙겨가세요! 저는 가서 아마존으로 샀는데 오는 동안 추워서 자기 힘들었습니다,,,) 돌아다닐 엄두가 안나긴 하는데요. 날씨가 좀 풀리기 시작하면 주말마다 많이 놀러다니시고 근처 시카고나 올랜도 같은 곳도 다니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코로나 때문에 일찍 한국으로 돌아와서 계획했던 시카고나 올랜도 여행은 못했지만 주변 친구들은 추운데도 여기저기 놀러다니더라고요. 6개월이라는 시간이 꽤나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놀러다니시길 바라요. 와슈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는 학교긴 하지만 그래도 교환학생으로 가셨으니 즐길 거 많이 즐기고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5. 미국 여행
1학기에 파견되시면 3월 첫주나 둘째주쯤에 봄방학이 일주일동안 주어집니다. 저는 봄방학 전 주에는 대회에 참여하느라 시애틀에 가서 4일 정도 지내다 왔고, 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워싱턴 dc, 뉴욕 등 동부 여행을 하다 왔는데, 지금도 이 때를 생각하면 정말 행복하고 그리울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세인트 루이스가 중부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학교와 공항 사이가 가까우니 주말이나 봄방학을 이용해 여기저기 많이 다니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록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행복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기에 나중에 와슈로 파견되실 분들도 잘 준비해 가셔서 최고의 교환생활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짧게 지내다 와서 정보가 불충분한 후기였을 수도 있지만, 준비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파이팅입니다!